가정을살리자(목회자가정)
{목회자가정이 화목하고 본이 되면 십중팔구 교인들의 가정도
평화롭습니다. 목회자들이 자신의 제일 첫 사역지인 가정을 잘 돌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황영철총무(기독교윤리실천운동)는 목회자 가정의 화목 여부가
교인들의 가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간 많은 목회자들이 교회일에는 바쁘게 뛰어다녀도 가정을
돌보는데는 인색했다. 그 원인에 대해
송길원목사(기독교가정사역연구소)는 {목회자 자신이 가정의 소중함을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수많은 가정이 위기를 안고 있는데도 제대로 치료할 수 없는 것은
목회자 가정이 바로 서지 못해서입니다. 교회에서 가정들을 흔쾌히
오픈시키지 못하는 것도 목회자가정이 상처나있으니 보여줄만큼 자신이
없는 거지요.}
많은 사모들이 갖가지 스트레스로 상담을 요청해오고 있는 것이
목회자가정의 현실이라고 그는 말했다.
교회행사, 성도 근황 등 일중심적 대화
새벽기도, 심방, 외부 강의로 바쁜 목회전선에서 가정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고 가정사역자들은 지적한다. 상담기관을 찾은 P교회
D사모는 남편이 40일간 철야기도를 하느라 매일 교회안에서 잠을 잔다며
어이없어해했다.
{도대체 [목사]는 있는데 [남편]이 없다}고 사모들은 하소연한다.
가정생활보다 목회에 더 관심과 비중을 두는 남편에게서 외로움과
소외감을 느끼는 것이다. 집에 들어와도 행사 준비, 성도 근황 등
교회일이 부부대화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더욱이 집에 와서까지
[목사]로 행동해 부부관계인지 성도와의 관계인지 모르겠다며
불만스러워한다.
이에 대해 조길순실장(두란노상담실)은 {가정이 온전해지기 위해서는
집을 교회와 구별할줄 알아야 한다. 집에서는 남편으로, 아내로
돌아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사모의 경우 교인들의 시선, 여러가지 행동적 제약 등으로 진정한
교제권을 갖지 못한데서 오는 깊은 고독을 남편이 채워줄 수 있어야
한다. 충분한 대화와 사랑으로 가족관계에서 풍요로움을 누릴 수 있다면
사모로서 겪는 외부로부터의 정신적 곤고함을 극복할 수 있다.
한편 남편에겐 각종 사역과 한 교회의 영적 지주로서의 심리적
부담감이 늘 따라다닌다. 가정사역자들은 하루종일 일하다 지쳐
돌아오면 그저 입다물고 쉬고 싶어하는 남편을 아내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또 공식석상에서의 모습과 가정에서의 모습이 다르더라도 못마땅하게
여기거나 인격을 의심해서는 안된다. 가정에서까지 목사로서의 인격을
바래서는 안된다는 것. 한 남편으로, 한 인격체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품어줄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된다. 송길원목사는 남편이
밖에서 쌓인 갈등을 풀고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가정에서 휴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대부분의 가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사모의 남편에 대한 호칭도
적절하지 못하다고 지적된다. 대부분의 사모들이 집에 들어와서도 남편을
[목사님]으로 부르는 것. 교인들의 시선을 의식해 부른 공적 호칭이
가정에까지 그대로 사용된다.
부부관계를 돈독히 하고 서로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호칭부터 과감하게 바꿔부르는 것이 좋을듯 하다.
시선 의식한 [목회자 자녀]교육
가정사역자들이 지적하는 목회자 자녀양육의 공통적 문제점은 지나치게
보이기 위한, 강압적인 교육방식이라는 것이다.
부모들은 늘 목사의 아들, 딸인 것을 주지시키며 행동을 규제하고
다른 아이의 모범이 될 것을 강조한다. 교인들의 기대치에 부응하기
위해 보이기 위한 교육을 시키느라 아이들을 아이답게 키우지 못하는 것.
자녀는 자녀대로 늘 부담감과 압박감속에 산다고 가정사역자들은
지적한다.
O교회 E사모는 {한창 자랄 나이에 교회안에서 행동을 제어당하니
여러가지 스트레스와 피해의식에 젖어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P교회 J사모는 {때로 아이를 보면 남의 눈만 의식하며 위선자같이
키우지 않았나 하는 죄책감까지 든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부모가 신앙지도에 게을리하지 않고 믿음의
본이된다면 아이는 훌륭히 자랄 것}이라고 말하며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개성을 마음껏 발산하도록 해주라고 권유한다.
U교회의 P사모는 아이가 훌륭하게 잘 성장한 것을 보며 지나치게
억압적으로 키운 자신의 교육방법을 후회했다. 그는 {왜 내가 한창 크는
아이들한테 목사같이 되기를 요구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른 아이처럼 입고 싶은 것, 놀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도록 하며 자유롭고 편안하게 키우고 싶어요.}
{완벽 요구하지 말고
똑같은 사람인 점 이해해주길}
24시간 교인들에게 개방되어 있는 목회자 가정. 대개 교회와 붙어있는
사택인 경우 성도들의 잦은 출입으로 사생활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다.
성도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어려운 문제가 있다며 찾아오거나 심방을
요청한다. {언제 누가 들이닥칠지 누가 불러낼지 몰라 제대로 쉴 수 가
없다}는 L교회 N사모는 {남편과 자녀와 방해받지 않는 오붓한 시간을
갖고 싶다}며 목회자가정의 사생활을 배려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더욱이 교인들의 세심한 관찰과 관심이 이들을 부담스럽게 하는
경우가 많다. T교회 Y사모는 몸이 아파 그날 새벽예배에 빠지려해도
교인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돼 나가고 만다. 그에겐 {교인들이 매일
와서 냉장고 문을 열어보거나 남편의 와이셔츠를 꺼내보는} 생활이
[남모르는 시집살이]처럼 여겨진다. {교인들이 교역자가정에 대해
[적당히] 관심가지고 완벽을 요구하기보다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이해해주었으면 한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목회자 스스로도 자신의 가정생활을 소중히 여기고 지킬 수 있어야
한다고 가정사역자들은 지적한다. 황영철총무는 {가정이 성도들에게
언제나 열려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옳지 못하다}고 하며 {가정을 열때와
닫을때, 성도의 요구에 응할때와 거절할때를 분명히 할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김중호목사(영락교회)는 각종 교회일로 바쁘더라도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은 꼭 지킨다고 한다. {아이들과 먼저 약속이 돼있으면 어떤 일이
있어도 지키려고 합니다. 아버지가 실망을 주고 신뢰를 잃게 되면
안되지요.}
그는 {교인에게 존경받긴 쉬워도 남편과 아버지로서 존경받기는
어렵다}고 말하며 가정에서 존경받는 목사가 되는 것이 중요한것 같다고
말한다.
<노경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