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과 과학, 대립인가 공존인가?

제1장 서론

자연과학의 기원과 발전에 기독교의 공헌이 컸다는 사실은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그런데 과학이 발전되어 종교 특히 기독교와 심한 갈등을

일으키면서 기독교는 후퇴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니까 이

미 승패가 끝난 전투에서 종교에는 지연자전만이 남아 있는 것으로 간

주됐다는 말이다.

과학과 종교(곧 기독교) 사이의 적대적 갈등이 양쪽에 모두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천문학이나 진화론에 대한 열정으로 인하여 하나

님의 존재가 이제는 필요없다고 생각했다면 (Laplace)종교는 과거로부

터 이어받은 상징적 개념들을 실재(reality)와 혼동시키는 잘못을 저

질렀다는 뜻이다.

과학과 종교 사이의 갈등은 과학과 신학 사이의 갈등으로 쉽게 이어

졌다. 그런데 종교와 신학 사이의 갈등을 극복하려는 그릇된 노력이

세가지 방법으로 시도됐는데, 종교와 신학을 완전히 분리시키면서 상

호간의 갈등을 해소시키려는 태도였음이 분명하다.

첫째로, 신정통신학은 계시의 독특성을 강조한다.

발트(Karl Barth)에 의하면, 그리스도를 통해 자신을 계시한 하나님

을 신앙에 의해서만 인식할 수가 있으며, 세계를 토대로한 논의나 어

떤 자연신학으로써 초월적인 하나님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쉽게 말해 자연이 자체로서 하나님을 계시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신앙

이란 인간이 발전시키는 과학적 발견이 아니라,하나님의 선제적인 계

시에 신학자로부터의 간섭없이 과학자가 자기의 과업을 수행할 수 있

는 것이며, 역으로의 말도 가능해진다. 왜냐하면 과학과 신학의 제목

과 방법은 전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성경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문자적으로 이해하지 않는다. 성경 자체

가 계시인 것은 아니며, 계시사건에 대한 인간의 기록이다. 그러므로

과학과는 모순되는 사실이 성경에 나타남을 일단 시인한다. 그런데 이

와같은 모슨은 다음과 같이 해결될 수가 있다는 것이다.

길키(Langdon GilKey) 는 창조설에 대하여 말하기를, 창조에 관한 과

학적 이론과 전적으로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시간적 과정 안에서의

유한적 인과 관계를 과학이 취급한다면, 인간존재의 뜻이나 전체 세계

과정의 위상과 의미를 종교는 다룬다. 그러니까 성경의 창조설은 과거

에서의 기원에 대한 사실적인 진술이라기보다, 현재에서의 하나님과

세계 사이의 근본관계를 표시한 것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창조설과 천문학이나 생물학 사이에는 어떠한 연결도 없는

것일까? 신정통신학에 의하면, 과학에서의 구체적인 언급이 신학의 관

심이 될 수가 없는데, 왜냐하면 과학은 2차적 원인은 운용만을 설명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반해 하나님은 1차적 원인을 통해서만

사역하며,이것은 앞의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활동으로서, 물리적인

힘들 사이의 간격(gap)에서 간섭하는 하나님의 행위가 아니라는 말이

다.

과학과 종교를 완전히 분리해서 상호작용을 단절시키는 두번째의 예

를 20세기의 실존주의에서 볼 수가 있었다. 인격적인 자아의 영역을

엄격하게 구별한다. 자유결정의 인격적 행위를 통해서만 진정한 인간

존재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이요, 이것을 '나와 너의 관계(I-Thou

relation)'로 표현할 수가 있는데, 전체적 자아의 전체적 참여로만 이

룩될 수 있는 관계일 것이다. 이에 대립되는 '나와의 그것과의 관계

(I-It relation)는 사물을 비인격적으로 초연하여 분석하고 조정하는

과학의 방법에 해당될 것이다.

불트만(Rudolf Bultmann)의 기독교 실존주의의 영향은 상당히 컸었

다. 자연현상이 발생하는 시공차원의 언어로써 하나님의 사역을 기술

할 수는 없다. 자연은 인과율이라는 완전히 폐쇄적인 체계로 이해되는

데, 때로는 성경에도 객관적인 언어로써 하나님이 사역을 기록하지만,

이러한 언어를 자아이해의 언어로 옮겨야만 원래의 뜻을 파악할 수 있

다는 것이다.

불트만에 의하면 창조설은 우주의 기원에 관한 진술이 아니라."주님

은 나의 창조주이시다"라는 신앙고백을 뜻하는 것이된다. 그러니까 시

공의 차원엠서 하나님이 행한 과거의 의도적 사역을 기술하는 것이 아

니요, 하나님에 대한 현재적 의존을 시인하고, 나 자신이 하나님의 덕

분으로 존재하는 피조물임을 고백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이러한 진술

이, 비인격적인 자연질서 안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에 대한 과학 이론과

는 아무 관계가 없으며, 그러므로 간격을 메꾸기 위해 요구되는 하나

님(the God of gaps)은 필요하지 않게 된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사역

은 자연의 영역에서가 아니라 인간 자아의 영역에서 이루어지기 때문

이다.

계시를 강조한 신정통신학이나 인간의 인격적 관련에 치중하는 실존

주의와는 다른 제3의 방법으로 언어분석철학도 과학과 종교를 완전히

분리시켰던 것이다. 각자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 언어의 차이를 내세우

면서 과학적인 언어와 종교적 언어의 역할을 엄격하게 구별한다.

과학적 언어는 주로 예보와 조정을 위한 언어이다.재료를 분석하고

현상의 규칙성을 탐지하여 기술에 적용시킬 때에 이론을 도구로 이용

한다. 그러나 전체적 세계관, 생명의 철학, 윤리의 규범, 그리고 형이

상학적 문제들을 과학이 담당할 수는 없다.

툴민(Stephen toulmin)은 진화론이 생물학적 이론이지 우주적 과정이

아님을 강조한다.진화론에는 유신론적 암시나 자연주의적 암시가 포함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진화론을 보편적 원리로 격상시킨 학슬리

(Julian Huxley)에 대해 비판한다.

과학에서의 발견을 우주적 철학으로 이론화시키는데 반대한 툴민의

생각을 많은 과학자들이 찬성한다. 그렇다면 과학이 자체의 영역에 충

실하는 한에 있어서 종교를 지지하거나 또는 위협하는 일은 없을 것이

다.

종교적 언어의 기능은 다르다. 윤리적 삶을 고취하고, 인간의 참된

자아이해를 촉진시키며, 개인적 종교경험과 예배 공동체의 맥락에서

사용되는 언어이다. 에반스(Donald Evans)에 의하면, 창조의 이야기는

세상에 대한 태도를 암시하는 비유에서 불과하다. 대부분의 비유는 실

제로 발생했던 사건들에 대한 진술이 아니라. 어떤 태도를 권유하는

이야기라는 것이다.그렇다면 성경에 있는 표상들은 사실적 진실이나

역사적 사건들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과학적 진술과는 무관

하다는 말이 된다. 그러니까 창조설의 종교 언어는 우주나 생명의 기

원에 관한 가설과는 달리, 과학적 질문과는 완전히 단절된 언어라는

것이다.

과학과 종교의 갈등에서 밀리고만 있었던 기독교였지만, 19세기 이후

의 자유주의 신학은 그래도 과학과 종교와의 연결을 시도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나님의 사역은 세상의 진행에서 완전히 제외되는 것일

까?"라는 질문에 대해, 세상질서를 주관하는 하나님의 역할을 그래도

시인했던 것이다. 과학적 시대라 할지라도 과학에 의하여 설명되는 변

화속에서나 변화의 배후에서 행동하는 하나님의 사역이요, 특히 보다

차원이 높은 형태로 생명이 발전됨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니까

진보를 위한 창조적 힘이 종교적 상징으로서 하나님의 섭리하는 손길

을 시인하고, 과학과 종교를 연결시키려고 했다는 뜻이 된다.

그런데 아이러니칼한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과학이 종교를 배척했던

상호아에서 종교를 재등장시키면서 과학과 종교 사이의 연결이 고리를

자유주의 신학이 추구하였지만, 20세의 중엽에 이르러서 앞에서 언급

한 것같은 세가지 방법에 의하여 과학과 종교의 분리가 주장됐던 것이

다. 어떻게 회패하기 위하여 시도된 설명이었음이 분명하지만, 그것이

옳은 설명이었음이 분명하지만, 그것이 옳은 방법이었다고 판단되지는

않는다. 과학적 질문과 신학적 진술 사이의 갈등이 없다고 생각함은,

양자 사이의 상호작용이나 상호의존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바로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킬키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예로서 신정통신학을 생각해 보자. 신학

은 계시나 신앙에만 의존되기 때문에 자율적이다. 그러므로 자연에 관

한 과학적 이론이나 과거에 발생한 일에 관한 역사적 사변의 변화와는

무관하게 신학은 전개되는 것이다. 실인즉 신정통신학이 의도적으로

과학적 이론에 냉담하며, 그러한 이론이 신학적 암시를 제시함에 반대

했던 것이다. 진화론이 창조나 섭리를 위한 토대가 될 수 없었다. 그

리고 몰트만(J rgen Moltmann)이나 판넨벨히 (Wofhart Pannenberg)에

이르러서야, 역사적 문제가 또다시 부활에 토대된 기독론을 위한 기초

가 됨을 재인식하게 된 것이다.

신정통신학이 자신들의 개인적, 실존적 그리고 윤리적인 경험을 성경

및 교회전승에 대한 연구와 결합시켜 신학을 논할 때에 신학의 자율성

을 위하여 과학의 설명으로부터 단절시킨 것은 잘못이었다. 과학과 종

교의 완전한 분리는 착각이며, 신정통신학이 쇠퇴하는 이유중의 하나

가 이 점에 있었다고 길키는 지적한다.

수세에 몰려 있었던 신학이 때로는 반격하기도 했다. 성경에 신화적

표현이 있고, 신학적 설명이 때로는 비신화된 신화(broken myty)를 이

용함을 시인한다고 하여도 과학에는 신화적 요소가 전혀 없느냐고 반

문할 수가 있다. 물론 비신화된 신화를 상징으로 이해하고 상징을 통

해 하나님과 하나님의 사역을 설명함을 인정할 때에 인간의 능력이 미

칠 수 없는 하나님의 불가사의(mystery)를 고백할 수밖에 없을 것이

다.

그렇다면 과학의 경우는 어떤가? 양자물리학에 이르면서 물리학의 논

의에 상징성이 있음을 시인하게 되고 인간이나 자연세계에도 완전하게

설명할 수 없는 신비성이 있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되지 않았느냐

말이다. 더구나 우주족 및 역사적 진보(progress)를 자신했던 상황에

도 변화가 일어났다. 역사는 애매하며 계속하여 새로운 악이 창조되는

데 그것을 진보라고 이해할 수가 있는 것이며, 진화론을 생물학의 영

역에 국한시키면서 그것이 우조적 및 역사적 변화의 궁극적인 신비를

밝혀줄 열쇠가 되지 못함을 인식하게 되자 진보라는 신화도 흔들리로

만 것이 분명하지 않느냐 말이다.

과학에 있어서도 한계의 시인과 함께 반성하는 태도가 나타났다. 해

석이 동반되지 않은 완전한 의미의 사실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니

까 객관적 관찰의 용어로만 설명되는 과학이 아니라는 말이다. 단순한

자료(data)속에도 이론이 달려 있으며 (theory-laden),이론적 개념이

함축된 언어로써 보고한다는 것이다. 자료로부터 직접적으로 이론이

형성되는 것이 아니요, 이론이란 정확한 관찰만이 아니라 창조적 상상

에 의하여 이룩된 정신적 구성이라는 것이다.

실증주의자나 실존주의자가 인격적 개입의 영역과 객관적 초연의 영

역을 이원화시켰다. 그런데 여기에서도 반론이 제기 되기에 이른 것이

다. 폴레니(Michael Polanyi) 에 의하면 증거를 사정함에 있어서, 예

를 들면 설명될 수 없는 어긋나는 결과가 기존의 이론을 부당한 것으

로 만드는 것인지, 그렇지 않고 우연적 변화로 나타난 것인지를 개인

적으로 판정해야 할 때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애매한 증거를 가지

고 판결을 해야 하는 재판관이나. 어려운 진단을 시도하는 의사인 경

우와도 같이, 과학자에게는 따라야 할 단순한 규칙만이 제공되는 것이

아니다. 이 세 경우에 단순한 주관적인 결정이 되지 않게 해 주는 것

은 객관적인 초연성이 아니라, 보편성에 대한 결행적 의지

(commitment)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과학에서의 객관성과 종교에서의

주관성이라는 이원화는 성립될 수가 없으며, 각각의 영역에서 진리를

위한 결행적 의지라는 인격적 개입을 나타냄에 있어서도 정도의 차이

만이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폴레니는 종교의 경우와 다른 바가 없는

도덕적 결단이 과학에도 그런 경우가 빈번할 것이다. 문제는 도덕적

결단이 과학이 아닌 철학이나 종교의 영역에서 논의된 토대를 이용할

수 밖에 없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뿐이랴, 인간의 삶에 대한 뜻을 과학이 제공하지 못하며, 인간의

주관성에 대한 경험에 있어서나 인격적 존재의 발생에 의하여, 그리고

왜 인지 가능한 우주인지에 대하여도 언급할 능력을 과학은 갖고 있지

못한다. 이러한 사실들이 종교의 필요성을 긍정케 함은 두말할 필요

가 없다고 본다.

종교에서는 신앙이라는 것이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그렇

다면 과학에는 신앙적 요소가 전혀 없는 것일까? 이론에 대한 신뢰(신

앙) 가 없으면 예측된 결과에 대한 확신도 성립되지 않을 것이다. 희

스틴(J.Wenzel van Huyssteen)의 말대로, 우주의 기원을 이해할 수가

없다고 하더라도, 자연 자체는 인지 가능(inteligible)하며 이것은 인

간마음의 합리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되고, 인간의 인지성이 끝내에는

인지 가능한 우주라는 생각과 병행될 것이다. 더구나 신앙의 행위가

과학자에게도 항상 필요한 것으로 보이는데, 세계는 인지 가능하며,

그러므로 합리적 탐구에 대해 개방적이라는 신뢰가 과학에 필수적이란

는 말이 된다.

지금까지 과학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종교의 필요성을 내세우거나 과

학에도 종교에서와 같은 요소가 있음을 설명하면서 옛적에 보여준 갈

등이나 분리와 관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술해 있다고 본다.

분명히 과학과 종교는 구별된다. 그러나 갈등이나 분리를 극복하기 위

한 공존의 대화에서 과학과 종교사이의 상호작용이나 접촉점은 없는

것일까?그러니까 접촉점 없이 뜻있는 대화가 가능하느냐 말이다. 혹시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진리는 여러 얼굴을 갖고 있기

때문에 진리를 파악하는데 서로 다른 방법을 택할 수가 있는 것이요,

그러므로 과학과 종교가 각각 다른 관점에서 각각 다른 언어로서 진리

를 추구한다고 말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양자의 방법과 양자의 언어에서 각각 차이와 함께 유사성이

있음을 시인할 때에 과학과 종교사이의 접촉점을 생각할 수가 있을 것

이다. 또한 진리를 파악하기 위한 상호보완적인(commplementary)관계

로서 접촉점을 내세울 수도 있을 것이다.

원래 과학과 신학은 서로 영향을 주어 왔다. 신학이 옛적의 철학적

우주론이나 오늘의 과학적 발견에 의하여 영향을 받아 온 것은 사실이

다. 그러나 거꾸로 과학도 역사를 통해 볼 때에 신학적 전제에 의한

심각한 영향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고 본다. 초대교회로부터 중

세시대의 아리스토텔레스 사상의 부흥을 거쳐 문예부흥과 계몽시대의

현대과학의 시작, 그리고 뉴톤 이후의 물리학에 이르기까지 창조주 하

나님에 대한 신앙이 과학발전의 근본적인 요소였었다는 말이 된다. 그

렇다면 과학과 신학을 연결시킬 수 있는 고리는 없다는 것일까?

휘스틴은 과학과 신학을 연결시켜 통합시킴은 인식론적인 문제라고

판단한다. 그것은 하나의 세계관을 추구하는 일일 것이다. 그런데 이

때에 다음과 같은 인식론과 과오를 시도하지 말 것을 경고한다. 그러

니까 현대과학의 설명으로부터 직접적으로 신학적 교리를 추론하는 일

을 하지 말라는 뜻이다.Big Banag설로부터 창조설, 장의 이론으로부터

하나님의 영, 우연의 가능성으로부터 하나님의 섭리,entropy로부터 악

의 가능성,그리고 인류원리로부터 목적(design)등을 추론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렇게 과학으로부터 신학에 이르는 지름길을 택함은 위험하

며 과학과 신학을 연결시킴에 있어서는 세련된 인식론적 공명의 모형

(paradigm)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론적 공명은 철

학적 설명으로 연결되는데 결국은 형이상학적 맥락에서 논의될 설명이

라는 것이다.

신학자들 중에는 과학과 신학을 연결하여 통합시키는 형이상학적 모

형은 바로 자연신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필자는 자연

신학(natural theology)보다 '자연의 신학(the theology of nature)을

형성하여 연결의 고리로 삼아야 한다고 판단한다. 이 글에서 자연의

신학을 논할 수는 없다, 지금 신학자들이 그것을 모색하고 있는 중이

다. 분명한 것은 자연과 역사를 이분화시키고는 역사에만 치중했던 지

금까지의 신학의 잘못은 지양돼야 하며, 역사의 자연화 그리고 자연의

역사화를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다.

기술문명의 문제를 논할 때에 자연이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게 된다.

공해에 의한 환경문제는 자연의 위상을 재정립할 것을 간절하게 요구

할 것이다.그러나 이 글에서 공해의 문제를 논할 여유는 없다. 이제

신의 존재를 증명하려면 자연신학부터 논의해 보기로 하자.

제 2 장 신의 존재를 증명한 자연신학

예로부터 하나님이 존재한다는 것을 특수계시나 신앙과는 무관하게 합

리적으로 증명하려고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시도했다. 안셀름(Anselm)

과 데갈크(Rene Descartes)의 본체론적 증명(the ontological

argument이나, 아퀴나스(Thomas Aquinas)의 다섯가지 방법 중에는 이

른바 합목적론적 증명(the design or teleological artument)이라는

것이 있다. 그러나 여기서는 펠리(William Paley)가 제시한 합목적론

적 증명을 설명한느 것이 좋다고 본다.

펠리는 [자연신학:또는 자연의 외형으로부터 수집된 신의 존재와 속

성에 관한 증거]라는 책을 1802년에 발간했다. 원래 아퀴나스는 안셀

름의 경우와는 달리 자연이 나타내고 있는 일반벅인 특성을 토대로

하여 신의 존재를 증명하였는데, 하나님이라는 궁극적인 실재를 전제

하지 않는 한 그러한 특성을 설명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특수계시나 신앙이라는 조건없이 순전히 이성의 논리적인 사유로써만

증명을 전개시키고 있다는 사실이요 펠리가 이것을 자연신학이로 불렀

다는 점이다.

펠리의 증명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어떤 사람이 사막에서 큰 바위

를 발견했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어떻게 해서 그 바위가 사막에 있게

되었는가?하고 자문할 때에 풍화작용 또는 화산 폭발과 같은 원인을

생각할 수가 있지만, 결국은 우연(chance)의 소치로 귀착시킬 것이다.

왜냐하면 누가 의도적으로 그렇게 고안하여 (design)만들어서 그곳에

갖다 놓앗다고 생각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번에는 시계가 땅에 떨어져 있는 것을 보았다고 가정해 보

자 이때에는 사정이 다르다는 것이다. 시계는 여러 부품들이 질서있게

구성돼 규칙적인 기능을 발휘하는데, 그렇다면 시계를 우연의 소치로

돌릴 수는 없으며, 어떤 목적을 위하여 그것을 의도적을 고안한 사람

(the designer)을 설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자연세계와 시계사이의 비슷함(analogy)을 펠리가 짖거

한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시계와 같은 복잡한 기계(machine)로 자연세

계를 비유할 수가 있는 것이라면, 세계라는 기계를 어떤 목적을 위하

여 고안하여 만든 존재 곧 하나님을 증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펠리는 다음과 같은 설명을 추가시키고 있다.

첫째로, 전에 시계를 본적이 없기 때문에 (즉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의 자연세계와의 다른 세계를 본적이 없기 때문에)시계가 인간 지성의

산물이라는 직접적인 관찰이 불가능하더라도 고안자에 대한 추론을 약

화시키지 못한다는 것이다.

둘째로, 시계가 항상 완전하게는 작동하지 못해도 (세계라는 기계의

경우도 비슷함) 고안자에 대한 추론을 무효화시키지는 못할 것이다.

셋째로, 만약에 기계의 부품(자연세계의 부분)이 담당하는 기능을 모

른다고 가정해도 고안자에 대한 추론이 손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펠리는 복잡한 기계와 같은 세계임을 입증하기 위한 여러가지 사실들

을 제시한다. 태양계의 위성의 운동,규칙적인 네 계절, 생명체의 적응

능력,인간두뇌 눈의 작용, 그리고 동물의 본능등이 고안자에 대한 추

론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근래에 어느 사람은 지면에 생명체가 살 수

있게 온도를 조절해 주는 오존층을 지적하면서 고안자 곧 하나님이 섭

리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합목적론적 증명에 대해 '입자의 임의적 운동'이라는 에피

큐로스의 가설(the Epicurean hypothesis)에 토대된 비판과 함께 두가

지의 비판을 힉크(John Hick)는 추가시키고 있다. 그러나 합목적론적

증명의 약점을 필자는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싶다.

가장 중요한것은 자연세계를 기계로 비유하는 세계관은 낡은 것이 됐

다는 사실이다. 기계보다는 유기체(organism)이라는 개념이 더 적절할

지 모른다. 물론, 이때에도 문제는 있다.그런데 이런식으로 신의 존재

를 증명하는 입장이 이신론(Deism)과 연계돼 있었던 것이다. 합리적으

로 신의 존재를 논한다는 뜻에서 이신론이요 자연신학이지만,Deism은

초월신론에 연결돼 있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그러니까 시계를

고안하여 만든 사람이 만든 후에는 전혀 무관할 수 있음과 같이, 세계

를 창조한 하나님이 초월하면서 자연세계와는 더이상 관계가 없는 초

월신론을 Deism이 나타낼 수가 있다는 말이다. 기독교의 하나님은 초

월해 있는 하나님에 그치지 않고 세계를 섭리하신다는 점을 간과해서

는 안될 것이다. 어쨌든 합목적론적 증명에서 제시된 것과 같은 자연

신학의 약점에도 불구하고 자연신학이 과학과 신학을 연결하는 고리가

될 수 있는 지는 검토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제 3 장 과학, 종교 그리고 신학

기초과학과 응용과학을 일단 구별할 수는 있을 것이다. 세상을 변화

시키보다는 세상을 이해하려는데 기초과학의 주된 목적이 있기 때문이

다.그러나 과학적 활동이 공평무사한 지식의 추구에 머무르지 않고 산

업이나 사회적 목적과 긴밀하게 연계돼가는 추세이므로 과학의 성격도

변했다고 생각된다. 그러니까 순수과학과 기술과학(technology)의 구

별이 점점 어려워진다는 뜻이며, 그러므로 이 글에서 양자를 구별하지

않는 뜻으로 과학이라는 말을 사용한 것이다.

종교라는 현상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그 말을 정의하기가 쉽지 않

다.그러나 이 글에서는 종교라는 말을 기독교와 같은 뜻으로 이해했기

때문에 기독교에 대한 정의를 규명할 생각은 없다.그러므로 과학과 종

교의 관계는 곧 과학과 신학이라고 할 때에 기독교 신학을 의미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과학과 종교 사이에는 분명히 차이와 함께 유사성이 있는 것이요 그

러므로 양자를 공존시키는 상화간의 대화가 절실히 필요한 지경에 이

르렀다. 과학을 중심으로 생각한다면 종교를 인정할 수 있는 과학의

새로운 유형은 무엇인가의 문제로 되며, 종교를 중심으로 생각할 때에

는 과학과 신학을 연계시킬 수 있는 신학적인 요소는 무엇이냐의 문제

라고 이해된다.

쿨손(Charles A.Coulson)은 과학에서 주장하는 가설적인 진술을 다음

과 같이 세가지로 요약하고 있다. 첫째로, 과학은 전제없이 출발하는

데 반해, 종교는 상당히 많은 전제가 있다는 것이다. 둘째로, 과학은

사실을 토대로 삼는데, 종교는 환상(fancy)에 의존한다. 셋째로, 과학

적 법칙은 완전히 비인격적(impersonal)이기 때문에 불변하며 결정적

이요, 영적인 요소를 용납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

장들이 전적으로 옳은 것이 못되며, 과학과 종교사이에는 공통적인 요

소가 있음을 지적하기에 이른다.

첫째로, 과학에는 정말로 전제가 없을까? 그러나 이것은 피상적인 진

술에 불고하다. 과학자에게도 정직성, 소망 열정, 겸손함, 협동심, 인

내심 그리고 가치있는 연구를 결정할 판단뿐만 아니라 가치판단까지

필요할 것이다.이러한 마음의 자세없이는 과학적 연구도 불가능해진

다.

만약에 이러한 사실을 어느 정도 시인한다면 과학에도 전제가 있음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물론 과학의 전제들이 기존의 형이상학으로부터

유래되고 그것을 적응시킨 것인데, 그러한 사실을 대부분 의식하지 못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전제들을 적절하게 이해한다면 종교

의 영역으로 이어딘다는 것이다. 공동의 지리를 위한 공동의 연구, 사

실들을 연관시킬 수 있다는 전제적 확신, 자연에는 항구성(constancy)

과 질서가 있다는 전제 등 이런 것들이 종교적 확신에서 유래된 유산

이라는 것이다. 과학의 역사적 기원을 밝혀 보면 이러한 사실이 입증

될 것이다.

둘째로, 과학이 사실의 수집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보편적인 규칙

의 하나의 예로서 인정될 때에만 사실은 뜻을 갖게 된다. 그렇다면 지

식의 해변에서 조각도를 줍는 사람으로 자신을 비유한 뉴톤(lsaac

Newton)의 말이나 수집된 사실로부터 일반규칙을 돌려대는 기계로 자

신을 비유한 다윗(Charles Darwin)의 말은 잘못일 것이다.

근래에 물리학이 사실을 넘어서 비약해 할 필요성을 시인하고 있으

며, "사물의 실상은 보이는 그대로이다."라는 소박한 실재론으로써 물

리학이 시작됐지만, 사실을 넘어 비약함으로써 물리학의 크나큰 승리

가 있었다는 럿셀(Bertrand Russell)의 말이나, "과학은 일종의 창조

적 예술이나 왜냐하면 새로운 착상은 연역에 의해서가 아니라 창조적

인 상상에 의해서 이루어진다"는 플랑크(Max Planck)의 말은 적절하다

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과학은 사실에 토대되고 종교는 환상에 의존한

다는 주장은 수정이 돼야 할 것이다.

셋째로, 과학은 인격적인 개입없이 추구되며, 과학의 법칙은 불변이

며 결정적이고 영적인 요소에 개입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과학의 법칙도 인간에 의하여 상상(imagination)의 힘으로써 착안된

것이요, "의심이란 진리를 추구함에 있어서 불가결한 방법이다. 과학

의 세계는 지금까지 예기하지 않았던 경험, 새로움(novelty)의 능력이

우리를 둘러쌓고 있는 세계이다.. 무엇이 잘못됐는지, 잘못을 발견하

는데 헌신적임에 과학의 특성이 있다"라는 오펜하이머

(J.R.Oppengeimer)의 말로 미루어 볼 때에, 영적인 요소가 과학에도

개입됨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더구나 인격적인 (personal)요소가

과학법칙에 관련되지 않는다는 주장은 크나큰 잘못임을 쿨손은 강조한

다. 이리하여 쿨손은 과학과 종교라는 사유 및 경험의 두 양식은 상호

보완적이며 병행적 (유사성)으로 공존됨을 지적한다.

그러나 쿨손과는 달리 과학과 종교 사이의 근본적인 차이를 지적하는

사람도 있다. 실존주의 신학자나 실증주의자는 과학적 진술과 종교적

진술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말한다. 그런데 과학을 인간화시키고 종

교를 정당화시키려는 과학자는 과학과 종교는 본질적으로 비슷하며,

차이는 방법에서가 아니라 주로 취급하는 제목에 있다고 주장할 것이

다. 그러나 앞의 입장에 의한 비판에 적절히 호응하는 뒤의 입장이 보

다 진리에 가깝다고 에반스(Donald D.Evans)는 말한다.

종교에는 심층경험이 있으며, 인격적인 대면, noumenon의 경험, 그리

고 도덕적인 책임과 함께 근본적인 절망이 동반된다. 이에 반해 과학

은 논리적으로 중립적이며, 인격성이 개입되지 않는 진술을 시도한다.

그리고 과학적 진술을 시도한다. 그리고 과학적 진술은 관찰에 의하여

시험된다. 물론 과학에서 모형(paradigm)을 이용하여 과학에도 전제가

있음을 시인한다.

그리고 에반스는 비록 자아개입의 요소가 배제될 기술적인 맥락이 있

어서 2차적인 신학적 진술이 논리적으로 중립적일 수는 있으나 신학적

진술에는 자아가 개입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과학적 진술은 논리적으

로 중립적임에 과학에 종교의 첫번째 차이가 있다고 한다. 둘째로, 종

교적 진술은 다양한 심층경험을 하는 정도에 따라서만 경험성을 갖지

만, 과학적 진술은 직접으로나 간접으로나 이러한 조건에 의존되지 않

으며, 오히려 인격성이 덜한 (less personal)조건에 의존하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셋째로, 종교적 진술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관찰로써 시험할 수가 없으며, 과학적인 진술이 때로는 비관찰적인 기

준에 의하여 평가되고 관찰만으로 잘못됨이 지적될 수가 없지만, 대체

로 관챨을 통해 시험될 수 있다는 차이를 지적하게 된다. 그러니까 에

반스는 과학과 종교 사이의 차이에 비중을 두는 것으로 보인다.

과학과 종교 사이에는 분명히 유사함과 함께 차이점들이 있다. 그런

데 차이가 때로는 정도의 차이임을 시인한다면, 과학과 종교사이의 대

화를 겨냥하려는 입장에서는 차이점을 시인하되 유사점을 통한 접촉을

시도함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과학의 중요한 발견들이 주관성(또는 인격성)이 배제된 방법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현대물리학이 주관적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하이젠베르히(W.Heisenberg)가 지적한대로, 양자 이론은 우리 자신이

연기자이며 동시에 방관자임을 시인케 할 것이다. 이러한 지적은 상대

성이론에도 적용이 되는데, 모든 운동은 관찰자에게 상대적(relative)

이며, 따라서 시간과 위치도 상대적이라는 것이다. 어쨌든 관찰만이

아니라 관찰자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임의적인 선택의 여지를 무시할

수가 없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객관성의 한계를 지적할 수밖에 없다. 실인즉 과학의 탐구

에도 객관적인 태도와 함께 열정이 필요하며, 과학은 실험과 이론으로

구성되고, 과학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실에는 언제나 이론이 달려있

는(laden with theory)것이다. 그리고 종교에도 비인격적인 요소가 전

혀 없는 것도 아니다.

과학에도 신화적 요소가 있음을 서론에서 지적했다.킬키는 과학에 신

화적인 요소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본질적이라고 말한다. 그러니가 과

학적 지식의 이용과 과학적 문화의 종극을 이해함에 있어서 종교의 신

화적 상징이 창조적으로 이용되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

렇다면 신화적 언어는 어떤 것일까? 성숙된 사회에는 적합지않은 원시

적 양식의 이야기로 신화를 정의하는 인류학자가 있다. 그런데 초월자

또는 성스러움에 관련되고 인간과 역사의 목표에 대한 궁극적인 문제

의 뜻을 표현하는 것으로 생각함이 옳을 것이다. 그런데 현대의 세속

적인 시대에서 신화적 언어를 추방하지 않으면서도 왜 이에 도전하는

지 길키는 문제를 제기한다.

현대에도 세속적인 사회가 있다. 그런데 현대의 신화는 옛적의 우주

발생적인 신화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기원의 문제는 신화의

영역으로부터 천문학,지질학,생물학 그리고 인류학으로 옮겨갔다면서,

길키는 다음과 같이 설명을 계속한다.

현대인은 시간속에서의 발전이라는 양식에 의미의 자리를 찾으려고

한다. 그러니가 시간의 기원에서가 아니라 시간의 끝이라는 목표에서

궁극적으로 뜻을 규명하려는 것이다. 이리하여 자연보다도 역사에 관

심이 집중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에도 중요한 두 가지 신화가

나타나는 것이다.

첫째로, 우주적 신화를 지적할 수 있다. 이 신화는 우주의 실재 또는

과정의 궁극적인 성격과 vision을 설명하고, 우주의 전체적인 vision

에 조명하여 인간의 본성,의무,그리고 운명을 이해하려고 한다. 이 신

화가 현대적인 이유는 우주의 기원에서 나타난 사물의 영원하고 정적

인 구조에서가 아니라 변화하며, 발전하는 과정의 역사적 목표에서 삶

을 이해하려는 사실에 있다.

이러한 신화를, 진화(evolution)라는 명칭 밑에 우주적 그리고 역사

적 진보(porgress)를 주장하는 자유주의 사상에서 우선 볼수 있으며,

또한 공산적인 이상을 향해 움직이는 역사적 변증법을 믿는 마르키시

즘에서도 볼 수가 있다.

이 두 사상은 세가지 의미에서 신화라고 길키는 설명한다.과정의 전

체에 관하여 특수 과학의 제한된 가설의 범위에서 표현하지 않고, 사

물의 보편적인 구조와 양식으로 취급하는데, 이것은 어느 특수과학에

의하여 진위를 밝힐 수가 있는 것이 아니다.그러니까 객관적인 연구에

의해서가 아니라, 깊은 직관에 의해서만 타당성을 갖는 사상이라는 말

이다.

신화적인 성격의 둘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 사상들이 악에 대해

그리고 역사적인 삶의 수수께끼에 대해 합리적인 설명을 시도한다. 그

리고 역사적 사건들을 좌우하는 궁극적인 목적의 구조에 대한 vision

을 제시한다.그러면서 악의 실재에도 불구하고 삶의 뜻과 전망을 밝히

는데,이것이 종교의 경우와 비슷함을 볼 수가 있다. 이리하여 신화적

인 요소가 나타나는데,바램을 표시하는 규범적 또는 당위적 언어가 미

래에 괘난 서실적(indicative)이며 진술적인 언어와 일치되기에 이른

다 이러한 신화에서 선과 성이 미래에서 현실로 구현된다고 말하지만,

과학적인 토대를 아무리 내세워도 종말론적인 성격이 나타남을 부인하

지 못할 것이다.

셋째 이유가 있다. 이러한 사상은 문화 속에서의 사회적인 삶의 유형

과 사회적 및 정치적 결단, 그리고 개인존재를 위한 규범을 그 속에

포함하고 있다. 그런데 이에 대해 과학적 가설의 체계가 기능을 발휘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리하여 제시하는 vision의 뜻이 신화적이지

과학적이지 못하는 말이다.

세속적 신화의 두번째 형태로, 우주적 신화 외에 인간과 인간의 능력

에 관한 신화가 있는데, 길키는 이것을 인간중심적 신화라고 부른다.

그런데 20세기 초반으로부터 우주적 신화가 인간중심적 신화에 의해

대치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그러니까 경험적인 세속정신이 자체의 우

주적 신화를 삼켜버리면서 과학적 토대로부터 그것을 분리시키고 과학

적 그리고 역사적 증거로써 시험하려고 시도했다는 말이 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진화의 뜻이 생물학이나 생명과학의 영역으로 밀

리면서 우주적 및 역사적 진보의 보편적 원리로 간주되기가 어렵게 됐

지만, 아직도 신화적인 요소는 남아 있는데, 객관적 과정의 진화라는

용어로써가 아니라, 인간의 새롭게 발전된 능력이 진화를 취하면서도

방향을 조작하는 용어로서 이해될 신화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표현하

여 자연의 진화가 아니라 문화적 진화라는 뜻으로 설명될 신화일 것이

다.

이러한 인간중심의 신화에서는 우주적 또는 역사적 환경이 인간에게

부여하는 것은 별로 뜻이 없고, 소여로부터 인간이 만드는 것이 뜻을

갖는다. 이리하여 맹목적인 자연의 진화론은 목적이 있는 호위적인 문

화의 진화론으로 변한다. 그리고 인간 자유의 성취는 악을 위한 자유

가 아니라 악으로부터의 자유를 뜻하게 된다. 인간의 지식과 자유의

영역 밖에 존재하는 악이므로 성숙한 자아됨의 자유인 한에 있어서 악

으로부터 자유롭게 될 수 있다는 것이요 운명이나 죄는 인간의 내부로

부터가 아니라 무지, 억압, 무의식, 인간의 사물화,편견 그리고 거짓

이상에서 유래된다고 말한다.

그런데 잘못된 원인을 파악하게 되면 모든 것을 인간이 조종할 수가

있다. 결국 치유의 힘을 인간이 믿으며 낙관적인 성향을 나타낸다.길

키는 현대의 인간중심적인 신화에 이원론적인 성격이 있음을 지적한

다. 혼돈(chaos) 의 결과로 주어진 악에 대해 선의 지성을 가진 인간

이 정복하여 질서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과학적 또는 기술문명적 인간의 신화에서 인간의 무한한 잠재력 때문

에 사물의 비밀을 이해하고 그 구조를 효과적으로 작동시켜 인간의 목

적에 부응시킬 수 있다고 믿음에 신화적 요소가 나타날 것이다. 자연

환경의 맹목적인 힘에 대한 통제가 부분적으로 기술문명에 의하여 실

현됐따는 것인데, 이어서 인간의 생명까지도 통제하여 자신이 생물학

적 운명까지도 조저하기에 이른 것이다.그러니까 인간이 새로운 환경

만이 아니라 새로운 인간까지 만들어서, 내적 그리고 외적인 속박으로

부터 해방된다고 믿게 된 것이다.

인간의 합리적이며 도덕적인 힘을 전제하고 조종자로서의 인간을 생

각하지만 인간은 조정자이면서 동시에 피조종자임을 의식하지 못하는

모순을 노출시킨다. 그리고 기술문명이야말로 현대신화의 모형으로 보

이며, 이것은 위험한 신화임이 분명한데, 종교만이 아니라 과학에도신

화적 요소가 있음을 시인할 때에 종교를 인정하는 과학의 유형은 가능

해지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서론에서의 설명한 것과 같은 과학에서

의 신앙적 형태나 사용하는 상징의 종교적 유사성도 이와 같은 목적에

공헌할 것이다.

이제 과학적 신학의 연계를 생각해 보자. 과학의 발전에 대해 대체로

기독교는 호의적이 아니였다. 가톨릭교회는 코페르니쿠스나 갈렐레오

를 반대하는 입장을 취했다. 루터나 칼빈은 코페르티쿠스의 생각에 관

심이 있었으며 확신하지는 않았지만 노골적으로 비난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하나님을 소홀하고 자연의 연구에 몰두함을 경고했던 것이다.

새로운 과학이 성경의 구절과 피상적으로 상충되는 점도 있다. 예를

들면 '태양이 정지했다'는 구절과의 상충이지만, 그러나 크게 걱정하

지를 않았다. 그들이 생각하기에는 성경의 중심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

한 하나님의 계시였기 때문이다.

그후 갈릴레오와 뉴톤에 이르면서 과학을 무시할 수가 없게 되자, 당

시의 신학자들은 두 가지 문제에 직면하였으니, 첫째는 새 과학이 하

나님에 관해 나타내는 것이 무엇이며, 둘째는 기독교의 전통적 토대인

성경과 새과학과의 관계는 무엇인가였던 것이다.

첫번째 문제애 대해, 하나님이 우주를 창조하신 법칙을 과학이 나타

낸다고 믿었다 그러니까 과학이 하나님의 지혜를 보다 깊이 있게 이해

케 하며, 하나님의 창조물에 반영된 하나님의 뜻을 더욱 명상케 한다

고 생각했다. 이리하여 자연을 통한 하나님의 계시를 강조하는 시학적

흐름이 18세기에 강세를 나타냈는데, 위대한 우주라는 기계는 고안자

의 능력을 표시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헤부굿드(John Habgood)의 설

명은 계속된다.

두번째 문제에 대한 대답을, 이들 신학자들은 첫번째 문제에 대한 대

답으로부터 도출해 냈다. 자연에서의 하나님의 계시가 분명하고 성경

에서는 모호하다면, 성경은 이성의 조명 밑에 밝혀져야 한다는 것이

다.그러니가 자연의 법칙에 모순되는 성경부분은 틀린 것이요, 그러므

로 기적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기독교 신앙의 내용은

감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유주의 신학은 계시라는 단어를 제거하

지 않고 다음과 같이 두가지 방법으로 설명했다. 첫째로, 성서적 계시

의 독특성을 최소화시키는데, 하나님의 계시의 경로는 여럿이기 때문

이다. 둘째로, 인간이 계시를 받고 해석함에 있어서 인간의 제한성 때

문에 왜곡될 수가 있으므로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선제성과 인간에게

의한 하나님의 발견을 자유주의 신학은 공존시키려고 했던 것이다.

자유주의 신학은 과학과종교 사이의 유사성에 유념하여, 하나님의 초

월성보다 내재성을 강조하고, 계시와 이성 사이의 연속성 그리고 신앙

과 인간경험 사이의 연속성을 주장한다. 양자사이의 정도의 차이는 시

인하지만, 종류의 차이가 아니며, 또한 근본적인 간격이 있는 것도 아

니라고 한다.

과학과 신학을 대립으로 생각하는 입장이 있다. 신정통주의 실존주

의, 그리고 언어분석철학이 대표적인 예인데, 과학과 종교의 대립적

관계로 이미 서론에서 설명을 했다. 다만 신정통신학의 발트가 자연신

학을 강하게 비판하며 부인했음을 상기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

과학과 신학의 대립, 그리고 과학과 신학의 병행 외에 또하나의 관계

를 바버는 제시한다. 그것은 과학으로부터 시학을 유도해 내는 입장이

다. 과학과 신학을 대립적인 관계로 이해하면(관계의 첫째 형태)과학

과 신학의 방법이 근본적으로 다르고 과학적 발견에 신학적인 뜻은 없

는 것이 될 것이다.

두 영역에서의 방법적 병행을 시인함에 있어서 (관계의 둘째 형태)

자유주의 신학은 과학연구에 유사한 종교연구의 태도를 강조하며, 과

정철학은 하나님과 자연을 포함하는 실재의 모든 관점에 적용될 형이

상학적 범주를 추구한다.

관계의 셋째 형태는 다르다. 과학으로부터 직접 신학적 결론을 도출

해 낸다. 자연의 일반적 특징으로부터(고안 및 질서) 신의 존재를 추

론하거나, 진화의 방향성이나 entropy 의 증가, 그리고 현대문리학의

수학적 성격으로부터 신의 존재를 추론한다. 이러한 접근을 자연신학

(자연으로부터 도출된 신학)이라고 전통적으로 불러 왔다.

이미 설명한 펠리의 합목적론적 증명은 옛 형식의 자연신학이며,그것

을 다시 논할 생각은 없다. 그런데 오늘의 많은 과학자들도 자연의 질

서에 주목하면서 이런식 저런 식으로 지적인 고안자의 존재를 즈거한

다.

특수 과학의 발견도 유신론을 위한 증거에 관심을 갖는다. 과학의 한

계를 인식하면서 내세우는 증거로 볼 수가 있다. 열역학 제2법칙으로

부터 (entropy의 증가)우주의 유한적인 시간길이에 이르고, 창조주 하

나님의 존재를 지지하거나, 하이젠베르히의 불확정성 원리(the

indeterminacy principle) 로부터 인간자유를 변호하거나, 문리학의

추상적이며 수학적인 성격으로부터 실재는 근본적으로 영적이라는 철

학적 관념론을 제시하거나, 진화의 방향성에 주목하면서 자연속에 있

는 창조적 힘이 진화를 유도한다는 과학적 설명들이 신학적으로 중요

한 뜻을 갖게 된다.

자키(Stanley L Jaki) 는 과학의 방법과 신에 이르는 길을 연결시키

려고 애쓴다. 칸트(Immanuel Kant) 가 본체론적 증명을 날카롭게 비판

하면서 우주의 성격으로부터 신에 이르는 길을 부인했지만, 자키는 여

러 과학자들의 설명을 통해 일종의 자연신학을 다음과 같이 시도한다.

아인슈타인(A.Einstein)도 자신을 형이상학자라고 말한 적이 있다.

자연의 불변적이고 절대적이며 기하학적인 아름다움을 통해 특수 및

일반적 상대성 원리에 이른 것이다. 어떻게 보면 상대성이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못하다. 왜냐하면 상대성원리는 내용이나 성격에 절대적인

면이 있기 때문이다.

아름다고 질서있는 세계는 의도적인 창조가 아니요 그냥 소흥의 것으

로 아인슈타인은 일단 이해했다. 그런데 중국에는 그와 같은 세계관이

과학의 길일 뿐만 아니라 하나님에 이르는 길에 (위험하지만)이어질

수 있음을 시인했던 것이다.그래서 사제의 손에 떨어지는 자신이 아님

을 강조했던 것이다.

인격적인 신에 이르는 길을 더이상 추구하지 않은 것은 일관성이 없

는 종교관 때문이었지만, 비인격적인 우주의 질서를 최고양식의 종교

로 생각하고서는 도덕적 이상의 권위를 내세운 것이다. 그러한 이상의

근원이 이성에 있는 것이 아니며, 도덕의 최고양식이 유다-기독교전통

에 나타나고 있음을 시인했다.물론 그러한 전통이 계시를 통해 이루어

진 것임도 긍정했다. 그러나 최고의 도덕성을 구현한 예수가 인격적인

하나님에 대한 신앙을 토대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를 자신의 대변자

로 생각하지를 않았던 것이다. 이러한 결함에도 불구하고 자연신학을

증거하는 아인슈타인으로 자키는 설명한다.

이와 같이 20세기에서 플랑크와 아인슈타인에 의해 과학의 길이 확대

돼 하나님으로의 길과 연결되기에 이르렀음을 알 수가 있다. 하이젠베

르히는 보어(N.Bohr)에게서 물리학의 이론이 직접 관찰되는 것에만 관

심을 갖는 것은 잘못임을 배웠다고 말한다. 양자역학에서 소박한 실재

론을 피하도록 만들며, 시간과 공간에 대한 보통의 개념 특히 인과율

을 포기케 하는데, 그것들을 관찰할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보어는 물리학에서 말하는 독립적 실재는 현상이나 관찰의 행위로 귀

결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그리고 결국은 양자의 비합리성

을 언급하고, 지식에 있어서의 합리성과 비합리성의 보완적 관계를 지

적한다. 양자역학에서는 시간과 공간을 관찰이 해석에서 공존시킬 수

가 없는데, 그러므로 인과율에 의한 자연의 기술을 포기할 수 밖에 없

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자연의 자유적 선택을 인정해야 할 것이며,

보어가 '외적인 선택자'라는 말까지 추가시켰던 것이다. 그렇다고 자

연을 선택하는 하나님이라는 개념을 표현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의식

했던 결과와는 다르게 하나님으로의 길은 열리는 것으로 자키는 이해

한다.

이해의 과정에서 주체와 객체의 상호보완적 관계에 언급하고, 그러한

관계가 물리와 영성, 파장설과 입자설, 원자의 안정성과 불확정성,그

리고 자유의지와 기계적 필연성에도 적용된다고 보어는 생각하는데,이

러한 보완성의 개념은 관찰의 문제가 아니라 추론적인 형이상학적 문

제임을 자키는 강조한다.

자키의 말은 계속된다. 형이상학과 자연신학의 제거는 과학의 제거를

뜻한다는 것이요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증명과 과학에 필요한 방법론

사이의 연결이 많은 과학자에게 중요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과학의 길과 하나님으로의 길 사이의 연결이 과학사에서 근본적인 면

이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한다.

서론에서 인식론적 오류에 대해 언급했다. 과학적 이론이나 발견으로

부터 곧 신학적 교리를 유도하는 잘못을 지적한 것이었는데, 이러한

지적이 지나친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자연신학으로써 신의 존재

를 증명하거나, 과학의 길과 하나님으로의 길을 연결시킬 수 있는자

는 검토할 필요가 있다.

펠리의 자연신학적인 시도에 약점이 있음을 지적했다. 자연의 질서를

통해서 보다 개인과 공동체의 삶 특히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은 자신

을 적절하게 계시하셨다.그런데 자연신학은 계시 사건에 의존하지를

않는다. 은총이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완성케 한다는 토마스 신학

(Thomism)은 이성과 신앙이 너무도 쉽게 연속될 수 있는 것으로 생각

하는데, 이와 같은 비판은 자연신학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본다. 과학

과 신학을 쉽게 통합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그렇다면 자

연신학에 대한 대안은 무엇일까?

바버는 과학으로부터 직접 자연신학을 도출함을 기대하지 않는 것

이 좋지만, 그렇다고 과학으로부터 고려할 신학이 내용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런데 과학과 신학의 연결이 형이상학을 매개로 함

이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바버는 과학과 종교의 개념들이 일관된 형이

상학적 범주를 추구하는데 공헌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과학과 신학이

대화를 통해 서로를 존중하기 위하여는, 자연을 무시하는 신학으로도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과학과 종교에 공헌할 수 있는 자연의 신

학(the theology of nature)을 추구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다.

성경은 자연세계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결정적으로 표시하고 있다.

자연세게는 하나님이 섭리하는 장이며, 하나님의 섭리에 적합한 자연

관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창조와 섭리에서 자연의 신학이 본질적임을

바버는 주장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하나님의 섭리에서 자연도 중요한

요소라면 자연 속에서 하나님이 어떻게 사역하는지를 규명해야 할 것

이다. 그러나 이 글에서 그것을 논할 여유는 없다.

제 4장 결론

과학과 종교 사에에는 유사성이 있기 때문에 대화를 통한 접촉점의

추구가 가능하다. 그러니까 과학과 종교의 분리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는 말이 된다. 실재에 대한 진리의 추구에서 관점의 차이를 나타낸다

고 봄이 타당할 것이다.

그러나 과학과 종교 사이, 그리고 과학과 신학 사이에는 분명히 차이

가 있다. 그러므로 쉽게 이 둘을 연결시켜 통합할 수 있는 것이 아니

다. 과학과 종교 사이에는 차이에 의한 긴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과

학에도 신화적 요소, 그리고 신앙적 요소가 있으며, 또한 상징(종교에

서와 같은)이 이용되고 있음을 시인하면서, 종교를 인정하는 과학이

필요하다고 본다. 더구나 완전히 가치중립적인 과학일 수가 없으며,

가치판단이 종국적으로 종교적인 것이라면, 과학에 대한 종교의 필요

성은 더욱 증대될 것이다.

거꾸로 종교도 과학을 존중해야 한다고 본다. 차이에 의한 대립만을

강조할 수는 없다. 다시 말해 과학을 외면할 수가 없다는 뜻이다. 과

학의 발견이 신학의 내용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시인해야 한다. 문

제는 과학을 종교에 연결시킬 수 있는 신학적인 틀을 찾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연결이 직접적으로는 어렵고 형이상학적인 세계관을

매개로 해야 함을 시인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자연신학을 통한 연결

을 많은 사람이 시도하지만 자연신학에 근본적인 약점이 있기 때문에

자연에 대해 새롭게 검토하는 '자연의 신학'을 연결의 고리로 제안한

것이다.

그렇다면 자연에 대한 새로운 유형적 규명이 모색돼야 할 것이다. 자

연을 기계로 간주할 수 없으며, 유기체로서의 자연관이 보다 적절하지

만, 여기에도 문제가 있는 것이라면 자연에 대한 새로운 유형을 찾는

일이 긴요하다고 본다. 더구나 하나님의 섭리를 역사의 영역에 국한시

킬 수 없으며, 자연을 매개로 하는 역사적 섭리를 시인해야 하기 때문

에 역사의 자연화가 필요한것이요, 그리고 자연 자체도 시간적인 변화

를 나타내는 역사성이 있으며 인과율로만 설명될 수 없는 자연이라면

자연의 역사화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어쨌든 자연과 역사를

엄역하게 이분화시킬 수가 없는 것이요 역사만이 아니라 자연도 하나

님의 섭리의 장이라면 그러한 섭리를 시인하는 자연의 유형은 어떤 것

인지도 밝혀야 할 것이다. 그러니까 하나님은 자연을 어떻게 섭리하시

느냐 말이다.

자연에 대한 유형적 규명을 완전하게 시도할 수는 없다. 과학이 완전

하지 못하여 계속 발전하며, 신학도 완전할 수 없고 통전적(whole) 신

학을 위하여 계속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과학과 종교의 관계

를 완전하게 규명하지를 못한다고 본다. 자연에도 이해하기 어려운 불

가사의 (mystery) 가 있고 하나님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과학

과 신학을 연결시킬 수 있는 지금으로서는 적절한 자연의 개념을 유형

적으로 추구하는 '자연의 신학'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자연을 인간목적의 수단으로만 생각하며 무분별하게 지배하여 심각한

생태계의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는 현실에서도 자연의 개념은 재검토

돼야 한다고 본다. 하나님은 역사의 영역에서만 아니라 자연에서 어떻

게 섭리하시며, 인간의 도구로만 이용될 수 없는 자연의 어떤 것인지

를 포함하는 '자연의 신학'을 규명하여 과학과 신학을 연결시키자는

것인데, 이것은 필자의 다음번 과제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