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주의와 기독교적 비판

신 성 철

중앙대학교 강사

겉보기에는 매끄러운 남미의 남비크와라 원시림, 그곳에도 태초부터 숲을 가

르는 길이 있었다. 대지가 문명에 오염되기 전, 인간이 권력과 지식의 노예가

되기 전, 자연과 인간이 한 몸이어서 결코 가름이나 다름이 없던 그 시절에도

균열의 역사는 이미 시작되어 있었다. 그 길은 인간 존재, 그 이전부터 있었던

것이다. 1966년 죤즈 홉킨스 대학교에서 개최된 '비평의 언어와 인문학'이란

주제의 심포지움에서 36세의 젊은 학자 쟈끄 데리다(J. Derrida)는 이렇게 구

조주의의 원로인 레비 스트라우스(Levi-Strauss)를 비판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레비 스트라우스는 남비크와라 인디안들의 원시적 삶을 찬양하며, <말하기>

만이 있던 시절, 착취와 억압 수단인 <글쓰기>가 없던 시절의 향수를 표현했던

대표적인 구조주의의 원로였다. 그런 그를 데리다는 르네 지라르, 조르주 폴

레, 루시엥 골드만, 츠베탕 토도르프, 롤랑 바르트 같은 쟁쟁한 구조주의 학자

들 앞에서 날카롭게 비판함으로서 세인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그것은 시작

에 불과했다. 그 이듬해 데리다는 세 권의 책 -[ 글쓰기와 차이] L'Ecriture

et la difference,[ 기술학에 대하여] De la grammatologie, [ 음성과 현상]

La Voix et la phenomene -을 한꺼번에 출간하였다. 이것이 해체주의의 시작이

다.

해체주의가 서구 문단에 준 영향은 지대하다. 신비평이 세력을 잃은 1960년

대 이후 서구 문학계는 제나바 학파의 현상학, 콘스탄츠 학파의 수용미학, 독

일의 해석학, 프랑스의 구조주의와 기호학 등 군웅이 할거하는 이른바 '비평의

춘추전국시대'였다. 이런 비평의 춘추전국시대는 교조주의적인 신비평에 대한

비판에서 시작하였지만, 비평이 점차 그 세력을 확장하여 창작의 고유영역에

까지 도전을 하게 할 뿐 아니라, 급기야 창작이 비평이론의 도구가 되어 버린

것 같은 형세로까지 이르게 하였다. 이런 시대 조류 속에서 나타난 해체주의

는 창작/비평의 이분법적이고 불평등적인 구분을 없앴고, '글쓰기'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게 하였다. 이는 종국적으로 철학/문학의 불평등적 구분을 타파

하는데 큰 기여를 하였다. 또한 비평가들이 '글쓰기'라는 새로운 환경 하에서

더 이상 '비평'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으며 '독서'나 '해석'이라는 말을 선호

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오늘 우리가 해체주의에 대해 관심을 갖는 이유는 해체주의가 서구

문단에 준 영향이 지대하다는 것 때문이 아니라, 그 이론이 가진 대단히 반기

독교적인 속성 때문이다. 해체주의는 대단히 반기독교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

다. 해체주의의 교조는 앞으로 우리가 살펴 보겠지만,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정도이다. "태초에 텍스트가 계시니라. 그 텍스트가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매

그 텍스트가 하나님이시니라. 그가 태초에 하나님과 함께 계셨고 만물이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니 지은 것이 하나도 그가 없이는 된 것이 없느니라.

그 안에 생명이 있었나니 이 생명이 사람들의 빛이라. 빛이 어두움에 비취되

어두움이 깨닫지 못하더라. 하나님께로서 보내심을 받은 사람이 났으니 이름은

데리다라. 저가 증거하러 왔으니 곧 빛에 대하여 증거하고 모든 사람으로 자기

를 인하여 믿게 하려 함이라."

따라서, 본고에서는 먼저, 해체주의의 속성에 대해 살펴보고 다음으로 그 반

기독교적 속성을 비판하고자 한다.

이미 앞에서 언급했듯이 해체주의(deconstruction)은 1960년대 후반에 프랑

스의 철학자이며 파리 고등사범(Ecole Normale Superieure)의 교수인 데리다가

처음 논의한 이래 현재 서구 사상계에 대단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론이다. 이

이론은 현대의 대부분의 비평이론이 이에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로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신비평에 관한 회의와 불만 가운데 새로운

탈출구를 찾던 미국 비평가들에게는 해방구와 같은 것이었고, 급기야 신비평의

아성이었던 예일 대학교를 중심으로 하여 예일학파 - 폴 드만, 힐리스 밀러,

제프리 하트만, 해롤드 브룸 등 - 가 형성될 정도로 강력한 영향력을 미쳤다

(Bloom, et al., ix). 이 이론이 특히 관심을 갖는 것은 '글쓰기'와 '독서',

그리고 '해석'에 관한 것이다. 이를 위해 해체이론은 근본적으로 이전 시대의

서구 형이상학 전통을 부정함으로 시작한다.

우선, 해체주의는 서구 형이상학의 기본틀이 '말 중심주의' logocentrism -

writing보다는 speech를 더 중시하는 태도 - 에 근거하고 있으며, 이런 태도는

지양되어야 한다는 전제 하에서 시작한다. 여기서 말하는 '말 중심주의'란 소

위 형이상학에서 말하는 'metaphysics of presence'와 관련이 있는 것이다. 이

것은 '즉각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확실성의 영역'이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 데

리다에 따르면, 대부분의 서구의 철학 사조의 근저에는 '진리의 현존'

presence of truth에 대한 긍정과 현존하는 것은 진리라는 사상이 깔려 있다.

따라서, 즉각적이며, 매개체없이 존재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진리로 간주되며,

기간의 차이를 두고 전해지는 글보다는 매개체없이 현존하는 말의 우월성을 강

조하게 된다(Sarup, 38-39). 이런 서구 사상은 결국 두 가지 중요한 결론에 도

달하게 되는데, 그 하나가 '글쓰기'에서와는 달리 '말하기'에 있어서는 시그니

피앙과 시그니피에, 혹은 기표와 기의 사이에 거리가 없다는 믿음이며, 또 다

른 하나는 음성적 기호를 통해 전달될 수 있는 절대적 진리의 존재를 긍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데리다는 '말하기'에 있어서도 시그니피앙과 시그니피에 사이에 거

리와 차이와 단절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 한 예를 들자면 '차연'

differance이란 단어를 들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어에서 '차연'이란 단어는

'다름' difference이라는 단어와 발음상으로 구별이 되지 아니한다. 그러나,

분명 다른 것을 지칭하는 말이 아닌가? 특히 이 '차연'의 개념은 데리다에게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개념인데, '차이'와 '연기'라는 두가지 의미를 가진 것

이다. 이 때의 차이는 공간적 개념이고, 연기는 시간적 개념이다. 데리다는 이

두가지 개념이 함께 결합되어 의미를 만든다고 본다. 데리다에 의하면, 차이

라는 공간적 개념은 연기라는 시간적 개념에 의해 <유동적인 의미의 단항>이

생기게 된다. 이는 결국 의미의 끝없는 산종을 낳게 된다. 예를 들자면 연인이

'사랑한다'는 말을 못믿는 이유는 그 이전의 배신이라는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배신과 사랑의 차이가 시간적 연기라는 요소에 의해 하나의 흔적

으로 살아남아 있는 것이다. 그래서 데리다는 이렇게 말한다.

모든 개념은 필연적으로 그리고 본질적으로 하나의 연쇄 혹은 체계 속에 쓰

여져 있는데, 그 체계 속에서 그 개념은 차이의 조직적 유희로 다른 개념과 연

관된다. 그러면 이런 유희 - 차연 -은 단순한 개념이 아니고 개념의 가능성이

요, 전체적인 개념적 체계와 과정의 가능성이다(Derrida, 140).

아니, 어떤 면에서 데리다는 시그니피에와 시그니피앙의 이분법적인 구분 자

체를 부인한다. 애초부터 시그니피에는 없다. 끝없이 시그니피앙의 반복이 있

을 뿐이다. 시그니피에 자체가 이미 항상 시그니피앙이기 때문이다. 데리다는

이것을 '삭제' sous rature (under erasure)라는 용어로 표현한다. 이를 나타

나는 형태는 믿음 과 같다. 이렇게 표현하는 이유는 그 단어가 부적절하기에

지워야 하지만, 여전히 필요하기에 완전히 지우지 않고 필요할 경우에 다시 읽

게 하기 위한 것이다. 결국 삭제는 끝없는 의미의 산종을 낳게 되고, 자취만을

남기게 되며, 하나의 완결된 의미를 갖지 못하게 한다. 예컨대, 믿음이란 말의

의미를 찾아보자. '믿을'이란 단어를 국어 사전에서 찾으면 '믿는 마음, 신앙'

이라는 전통적인 의미에서 말하는 시그니피에가 나온다. 그럼 다시 '신앙'을

찾아보면 '신불등 어떤 신성한 대상을 절대시하여 믿고 받드는 일'이라 시그니

피에가 나온다. 결국 '믿음'을 시그니피에는 '신앙'이고, '신앙'의 시그니피에

는 '믿음'이다. 그러나, 이것은 엄밀한 의미에서 시그니피에는 아니다. 시그니

피앙의 회기일 뿐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전달해야할 절대적 진리나 의미

란 애초부터 없다. 다만, 흔적(trace)만이 있을 뿐이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Sarup의 주장은 올바른 것이다.

의미는 시그니피에의 전반적인 사슬을 따라 산종하고 퍼져있다. 의미는 쉽

게 스스로를 손톱으로 긁어낼 수 없다. 그것은 결코 어떤 한 기호로 완전히 제

시할 수 없다. . . . . . 기호는 항상 다른 기호로 인도되고, 그것은 시그니피

앙으로, 그리고 다시 시그니피에로 대치된다. . . . . . 기호는 '삭제'라는 조

건 하에서 연구되어져야만 한다. 그것은 항상 이미 결코 그렇게 보이지 않는

다른 기호의 흔적에 의해 형성되기 때문이다(35-36).

데리다의 '말 중심주의'에 대한 해체는 현존하는 이항대립의 서열계층구조를

근본적으로 흔들어 놓을 수 밖에 없게 된다. 전통적인 형이상학에서는 말/글,

자연/문화, 현존/부재, 기표/기의 등의 이항 대립적 계층구조를 설정하고, 전

자들을 상위에 놓고 후자들은 전자에서 파생된 것으로 전자들의 의미를 보충하

는 것으로 간주한다. 데리다는 이런 억압구조를 해체한다. 그것들은 상호 조합

적이며 상호 보완적인 것이지 대립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데리다의 레비

스트라우스의 비판처럼 원시림에도 길은 이미 나 있고, 자연 속에도 문명은 이

미 있다. 본질적으로 '언제나 이미'는 단순하거나 순수해 보이는 어떤 형이상

학적 개념 속에도 보환이 이미 존재하는 것이다. 따라서 데리다에 의하면 보환

성에 오염되지 아니한 것이란 이 세상에 아무 것도 없다. 세상의 모든 것은 이

미 모두 은유적일 뿐이다(Leitch, 231-237).

요약하면, 해체주의의 기본 전제는 절대적 진리에 대한 불인정이다. 해체주의

에 따르면, 우리가 진리라고 규정짓는 것이 무엇이든간에 그것은 최종적인 것도,

절대적인 것도 아니다(Atkins, ix). 그것은 항상 상대적인 것이며, 그것의 "타

자"인 "거짓"을 억압함으로 얻어지는 상대적 결과일 뿐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진리라고 규정하는 것은 어떤 텍스트 속에서 그것과 반대되는 요소를 억압함으로

얻어지는 것이다. 해체주의는 이런 억압된 요소를 텍스트의 한 요소로 인정하는

작업이다. 여기서 우리는 텍스트를 분석함에 있어 해체주의가 취하는 두 가지 특

성을 찾을 수 있다. 그 하나는 텍스트 중심의 버텨읽기이며, 또 다른 하나는 무

결론의 결론(undecidability)이다.

먼저, 해체주의적 독서는 intertextuality의 입장을 취한다. 해체주의적 독서

는 그 근본을 텍스트 읽기에 두고 있다. 그것은 기존의 읽기에 대한 본질적인 벼

텨읽기이며, 일종의 반역이다. 그것은 마치 숙주에 대한 기생충의 관계와 같아서

기존의 텍스트 읽기와 절연할 수 없는 것이다. Atkins의 말대로 해체주의적 독서

는 이미 전통적인 텍스트 속에 이미 존재하는 것이다(7-8). 따라서, 해체주의적

독서는 텍스트의 구조를 파괴시키지 않는다(Tallack, 137)

다음으로 해체주의적 독서는 무결론의 결론을 인정한다. 해체주의는 절대적

진리에 대한 해체를 통하여 이원론적인 구분을 타파하고, 모든 것을 상대화 시킨

다. 텍스트는 항상 열려 있으며, 언제나 새로운 독서, 새로운 벼텨읽기가 가능하

다. 텍스트는 항상 새로운 기회를 암시한다(Atkins, 3). 결국, 해체주의에 따르

면, 텍스트는 항상 하나를 중심에 세우기 위해서는 다른 것을 억압해야 하는 불

완전한 것이다(Tallack, 160).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해체주의는 전통적인 모든 관념의 전복이며, 해체이

다. 해체주의 자체의 성격 때문에 텍스트는 더 이상 확고한 의미의 전달 매체

가 아니며, 비평가도 더 이상 텍스트 속에 있는 진리를 추구하는 신실한 연구

가가 아니다. 텍스트는 끝없는 의미의 산종이고 메타포의 덩어리이며 자유로운

언어의 유희이다. 그 때문에 그것은 항상 비확정적이며 열린 구조로 남아 있

다. 절대적 진리도 없고 의미도 없다. 다만 하나 하나의 각기 다른 관점만

있을 뿐이다. 이런 이유로 해서 해체주의는 '간텍스트성' intertextuality를

중요시하게 된다. 또한 비평가들은 더 이상 전통적인 의미의 비평가가 아니

며, 다만 텍스트를 읽는 한 명의 독자이며, 의도적으로 오독하는 텍스트의 해

석자일 뿐이다.

그럼 이제 우리는 해체주의를 어떻게 볼 것이고,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해

체주의와 같은 새로운 이론을 접할 때 우리가 흔히 갖게 되는 의문점은 이런

것이다; 과연 이 이론이 새로운 사회 질서나 새로운 세계관을 형성하는데 얼마

나 유용한가? 우리는 똑같은 질문을 해체주의에 던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해체주의는 어느 정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해체주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그것이 지

금까지 억압되었던 타자(the Otherness)에 관한 새로운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는 점이다. 해체주의가 사물의 이항대립 구조를 타파하면서 근본적으로 관심

을 가졌던 것이 대립구조 안에 있는 억압 구조와 그를 통한 이데올로기의 양상

에 대한 것이라고 한다면(Anderson, 137), 그런 시도는 성공적인 것이다. 그러

나, 마르크스주의자들의 비판(Eagleton, 148)처럼 해체주의는 해체한 이데올로

기와 억압 구조에 대한 진정한 대안이 없다. 해체주의가 보여주는 세상은 극단

적으로 말하면 아무런 기준이 없는 무정부적 상태의 것이다. 또한 그것은 사회

적, 또는 정치적 관심이 부족하다(Said, 183-214).

해체주의의 또 다른 공헌은 텍스트에 대한 새로운 이해이다. 텍스트를 고정

된 한 의미의 구현체로 보는 유기적인 문학관을 초월해서 텍스트 자체 내에 있

는 그것과 반대되는 요소들을 발굴하여 냄으로써 문학의 다양한 이해라는 새로

운 지평을 열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특히 해체주의의 속성상 텍스

트 자체를 떠나서는 그 의미를 형상화할 수 없고(Tallack, 160), 텍스트의 상

호관계성 속에서 모든 것을 해석하려는 시도는 상당히 좋은 것이다(Atkins,

8).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해체주의 이론은 많은 비판을 받게 되는데, M. H.

Abrams는 해체이론이 텍스트의 불확정성을 이야기함으로써 텍스트를 해석 불가

능의 것으로 만들었다고 비난한다. 특히 그는 데리다의 '텍스트를 벗어나지

못한다' Il n'y a pas d'hors-texte라는 핵심적인 말을 해석하면서 이 때의 텍

스트가 우리가 읽고 있는 텍스트이기도 하지만, 이 세상의 모든 것이 텍스트라

는 의미도 있다고 함으로써 세계를 혼란의 구렁텅이로 굴러 떨어지게 한 장본

인이라고 비판했다(569-575).

더 나아가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가 이 이론을 수용하기에는 상당한 문제

점이 있다. 왜냐하면 해체주의는 본질적으로 반 기독교적이기 때문이다. 해

체주의를 주창한 데리다가 무신론자인 니체의 영향을 지대하게 많이 받았다는

사실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그 뿐 아니라 데리다는 유대교적 전통을 사용

하여 서구의 기독교적인 세계관을 본질적으로 흔들어 놓은 사람이다(Norris,

228-230).

따라서 그의 해체주의적 논리를 성경이란 텍스트에 적용시키면 상당히 많은

문제를 야기시킨다. 무엇보다 우리의 주목을 끄는 것은 하나님/사단의 대립항

이 언제든지 전복될 수 있고, 하나님은 사단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는 항이며,

하나님없이 사단 또한 존재할 수 없다는, 다시 말해서 하나님과 사단이 상호보

족적인 존재가 되어버린다는 사실이다. 하나님/사단의 대립항만 이렇게 되는

것이 아니라, 성경 전체에 나오는 대립항은 모두 같은 논리가 적용된다.

다음으로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창세기 1 장이나 요한복음 1 장에

나오는 하나님의 사역이 <이미 항상> 있는 어떤 <보환>에 의해서 순수하게 하

나님의 사역이 될 수 없다는 심각한 신학적 입장을 낳게 된다. 해체주의는 근

본적으로 아포리아를 허락하지 않기 때문에 성경에 해체주의의 논리를 그대로

적용시키면 기독교적인 모든 가치 체계가 허물어 질 뿐 아니라, 그것 전체를

억압 구조의 억압기제로 정죄하게 될 위험이 있다.

또 다른 문제점은 해체이론은 모든 것을 허구와 은유로 치부한다는 점이다.

성경 말씀에 이런 관점을 적용시킨다면 성경은 더 이상 진실일 수 없고, 하나

님은 더 이상 신실하신 분이 될 수 없다. 또한 성경에는 어떤 절대적인 진리

도 존재할 수 없게 된다. 성경에 나타나는 모든 사건은 은유일 뿐이기 때문이

다. 은유는 다양한 관점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다원주의 신

학이 배태될 위험성이 다분히 존재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제기할 수 있는 문제점은 해체주의적 관점에 따르면, 우

리가 해석을 텍스트로 삼고 또 다른 해석을 낳고, 그것을 다시 텍스트로 삼아

또 다른 해석을 낳을 수 있다는 해체주의 자체의 문제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언제가 해체주의가 해체 되는 날을 보게 될 것이다.

Works C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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