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심리학
요즘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 청소년 범죄 및 일탈행위이다. 이러한 청소년 문제가 80년대 말부터 현 90년대 중반에 걸쳐 더욱 증가되는 원인은 무엇보다도, 급격한 사회 구조의 변동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사회가 급속도로 발전하는 가운데 우리 사회에는 각종 사치·향락문화가 만연하게 되었으며 또한 자기 중심적 이기주의 역시 팽배하게 되었다. 이러한 가운데 아직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한 과도기의 청소년들은, 물질 문명의 범람 속에서 이의 풍요함을 향유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정신 문화적으로 심한 갈등 속에서 자아 상실과 소외감을 느끼며 미래를 향한 가치와 규범을 잃은 채 방황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일관성 있는 의식을 갖지 못하고 가치 있는 삶이 무엇이며, 또 무엇이 옳고 그른가를 분별하기 어려운 가치 혼란과 현실도피적이고 비생산적이며 쾌락적인 경향의 생활을 구축하게 되어 위험스러운 사회현상을 무수히 발생시키게 되었다. 본 보고서에서는 최근 들어 청소년 범죄와 연관되어 더욱 문제시 되고 있는 오토바이 폭주족에 대해 다루어 보고자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러한 분야에 걸친 세심한 연구 발표가 없는 결과로 본인은 현재 본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고등부 2학년 학생 2명과의 대화내용을 중심으로 그들의 생각과 주장들을 소개하는 정도에서 본 보고서의 한계를 정하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폭주족은 청소년 비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러한 사실은 얼마전 인천에서 있었던 2인조 10대 폭주족 강도 사건을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다 (중앙일보. 6월 13일자 참고).
그렇다면 이러한 청소년 범죄의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들은 무엇일까. 청소년 비행의 원인에 대한 많은 심리학자들의 의견은 저마다 약간의 차이점을 띈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가장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관점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1. 성격 발달상의 문제
주로 성격상의 결함으로 생기는 문제는, 예를 들면 침울하고 불안정한 성격의 발달, 시기와 질 투심이 강한 성격, 지나치게 공격적이거나 모험적인 성격, 그리고 강한 열등감이나 부정적인 성격을 크게 가지고 있는 경우이다. 가정이나 특히 학교에서 동료들에 비해 무엇인가 뒤떨어지는 열등감을 느껴 자신감을 상실하게 될 때, 무엇인가 다른 것으로 이러한 열등감에 대한 보상을 받으려는 이상 행동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러한 경우 청소년들은 범죄를 저지르게 될 가능성이 크다. 폭주족 역시 이러한 이상 행동의 한 현상으로서 지나치게 모험적이거나 공격적인 성격이 주된 원인으로 작용한다.
2. 심리적 불만과 갈등의 문제
청소년 비행요인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문제는 심리적 불만과 갈등의 문제들이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1) 애정 결여 : 주위 사람 특히 부모로부터 어떤 이유로 해서 사랑을 잃게 된 경우이다. 인간의 정서적 안정의 기초가 될 수 있는 사랑을 잃음으로써 마음의 안정을 잃게 되고 자신의 존재 가치를 깊이 깨닫지 못한 결과 자기의 역할을 파괴적이고 공격적인 일련의 부정적인 행동속에서 찾으려는 경우이다.
2) 욕구저지상태 : 인간의 사회적 요구의 일종인 자기표형의 욕구가 저지된 상태로 욕구좌절의 원 인이 되는 것은 어던 동기만족에 방해 내지 장애가 되는 요인이다.
3) 가정에 대한 반발 : 가정 내의 불화, 부모와 자녀간의 부실한 인간관계, 가정 생활상태에 대한 불만, 부모의 비교육적인 행의 등에 심한 불만과 반발을 느껴 이것이 외부로 표출될 때 범죄를 저 지를 가능성이 크다.
4) 억압 : 자기 자신도 평소에는 잘 의식하지 못한 채 마음속 기핑 무의식 속에 여러 가지 불만과 갈등 및 저지감이 억압된 채 도사리고 있는 경우로, 이런 경우가 오래 계속되면 어느 시기에 가서 는 폭발하게 되는데 대개 부정적인 방향으로 폭발한다.
3. 사회적 원인
경제 발전에 따른 산업화, 근대화, 도시화는 물질만능주의, 능률주의, 기계주의를 낳았으며, 그 결과 비인간화의 현상을 초래하게 되었다. 또한 사회에 만연된 배금사상으로 부에 대한 욕구는 과열경쟁 을 유발하였으며 경쟁에서 낙오된 사람은 욕구불만과 불신을 갖게 되었다. 특히 저소득층의 사람이 나 그들의 자녀들은 좌절감, 절망감을 품어 자포자기에 빠지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리고 경제발전에 따르는 대중소비와 사치, 그리고 생활수준의 향상은 청소년들을 유혹과 타락, 모방과 허영의 길로 몰 아 넣고 있다. 또한 대중매체의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퇴폐적인 대중문화에 휩쓸리게 만들고 있으며, 대량으로 쏟아지는 사회이면의 부조리나 저질의 정보는 청소년의 판단력을 왜곡시키며 그들의 정서를 잃게 하고 있다. 이 외에도 청소년 비행의 사회적 요인으로는 1) 가정환경적인 원인 2) 핵가족화 3) 학교환경적 원인 4) 문화환경적 원인(대중매체의 발달) 등을 들 수 있는데, 이 중에서 청소년 폭 주족들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대중매체 발달로 인한 저질문화의 보급이라 할 수 있다. 많은 청소년들이 무분별한 대중매체를 접함으로 모방과 허영, 유혹과 타락의 문화에 젖어 들고 있는 현실이다.
4. 청소년 백서
1985년에 발표된 '청소년 백서'는 좀더 구체적으로 청소년들의 비행원인에 대해 밝히고 있다. 그 중에서도 학교 전인교육의 약화에 대한 지적과 청소년 비행에 대한 이해 및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대 응체제가 미비하다는 지적은 현 청소년 비행과 청소년 폭주족 증가에 대한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
하고 있다. 다시 말해, 입시 위주의 교육과 성적위주의 풍토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발생하기 시작했으며 이들은 공부가 아닌 유흥과 향락문화에 빠져들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 청소년들에 대한 이해 부족은 청소년들이 마음놓고 즐길 수 있는 휴식, 오락 공간의 절대부족을 야기시켰고 그로인해 학생들은 자신들의 스트레스를 적당히 해소시킬만한 장소가 없어 자연스레 불건전한 행위로 이를 해 결하게 되는 경향이 발생하게 되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본인은 본교회의 고등부 학생 2명(A:권○○, B:조○○)을 대상으로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던짐으로서 그들의 생각과 주장을 알아 보았다. (4월 28일 실시)
1. 오토바이는 언제부터 타기 시작했는가? 또 누구에게 배웠는가?
A: 고1때 오토바이를 가진 친구에게서.
B: 작년 7월에 A에게서 배웠다.
2. 원동기 면허증은 소지하고 있는가?
없다, 솔직히 10명 중 면허증을 가진 아이들은 2-3명밖에 되지 않는다.
3. 면허증이 없이 어떻게 탈 수 있는가?
남들도 다 그런다. 그리고 경찰이 뜨면(있으면) 피하든지 도망간다.
4. 사고가 난 적은 있는가?
A: 2번정도 넘어져서 바지가 찢어지고 약간 찰과상을 입은 적이 있다. 사고는 아직 한 번도 내 본적이 없다.
B: 마찬가지다. 몇번 넘어지긴 했어도 크게 다치거나 남을 친 적은 없다.
5. 왜 하필 오토바이를 타는가? 다른 취미도 많은데.
정말로 재미있고 신나기 때문이다. 더구나 밤에 대학로에 가면 태워달라고 기다리는 여자애들이 줄 서 있다. 내가 아는 한 선배(고교 중퇴)는 사고나서 몇바늘 꿰맸는데도 퇴원하고 나서 또 타 기 시작했다. 아마 나라도 그랬을 것이다. 그리고 다른 것은 재미없다.
6. 오토바이는 학생이 구입하기에는 비싼데 어떻게 구입했는가? 또 고등학생에게 오토바이를 파는가?
정말 오토바이 사려고 먹고 싶은 것 꾹 참고, 또 책 산다고 거짓말해서 8개월동안 모았다. 그리 고 방학 때는 독서실 간다고 해서 돈받고 또 독서실 등록 안하고 주유소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리고 오토바이는 돈만 주면 살 수 있다. 등록도 거기서 알아서 다 해준다.
7.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것을 부모님이 아시는가?
A: 타다 들킨 적이 있는데 지금은 안타는 줄 아신다.
B: 모르신다. 알면 집에서 가만 안 둘 것이다. 선생님이니까 얘기하는 것이다.
8. 오토바이는 어디에 두는가?
집에 늦게 들어 가려고 일부러 독서실에 등록했다. 그리고 오토바이는 독서실 앞에 세졁워둔다.
9. 보통 보면 오토바이 쇼바를 너무 높게 올려 놓았던데 그 이유는?
평범한 오토바이는 촌스럽다. 쇼바를 올리는 것은 멋있기 때문이다.
10. 공부는 얼마나 하는가? 또 장래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A: 하기 싫다. 정말 하기 싫다. 또 앞으로 무엇을 할것인지 별로 신경 안쓴다.
B: 안 한다. 사실 자동차 경주 선수가 되고 싶은데, 별로 신경 안쓴다.
두 학생과 대화를 하면서 본인은 그들의 생각에 여러차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두 학생과의 대화에서 느낀 본인의 생각을 간략히 정리해 보고자 한다.
먼저 그들의 가정 환경이다. 이 두 학생은 비교적 부유한 가정의 학생들이다. 그리고 A학생은 비교적 모험적인 것을 좋아하는 학생이다. 반면, B학생은 보기에는 약간 소극적 성격을 가진 학생이다.
대화 과정 중에 느낀 것이지만, B학생은 A학생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 오토바이를 타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친구나 가까운 선배들과 어울리다 배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이를 입증해 보인다(T.V프로 그램 중 2580에서). 그리고 이들은 자신들의 목표(오토바이 구입)를 이루기 위해, 결코 올바른방법이 아님을 알면서도, 수단을 가리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요즘 무서운 10대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되어 버렸다. 이것은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는 맹목성까지 보이는 요즘 청소년들의 무서운 성격을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문6-8에서 알 수 있듯이, 오랜 시간 동안 독서실은 전혀 등록하지 않은 채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데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는 현대 부모들의 무관심을 엿볼 수 있다. 공부하라 외쳐대기만하고 그저 금전적으로 후원만 해주면 부모로서의 도리를 다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현대 부모들의 모순성을 그대로 반영하는 일예라 생각한다 (아쉽게도 이 두 학생의 부모들은 본 교회의 신자들이다). 또한 문6에서는, 기성세대의 지나치고도 비양심적인 상업성 역시 학생들의 비행을 조장하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나이야 어떻든 돈이 되는 일이라면 오토바이는 말할 것도 없이 술과 담배, 더 나아가서는 10대소녀들의 매춘행위 까지도 간과해 버리느뉴것이 요즘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이러한 행위는 어린 학생들로 하여금 '돈이면 안 되는 것이 없다'
는 물질만능,물질숭배 사상을 조장하고 있으며 또한 이로 인한 각종 청소년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본인을 놀라게 했던 것이 있었다면, 그것은 이들이 전혀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이러한 사실은 본인이 95년 유초등부에서 사역할 당시에도 경험한 적이 있다. 50여명의 학생들에 대한 설문지 작성 결과, 장래 희망에 '없음'이라고 응답한 초등학교 학생도 무려 6명(10%이상)이었다는 놀라운 사실로 비추어 본다면 삶의 목표가 없는 현 청소년들의 수가 얼마나 증가하고 있는가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서론에서도 밝혔듯이 본 보고서는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자료의 절대 부족에도 기인하지만 피험자의 수가 단 2명이었던 관계로 보편성에서는 아무래도 그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인은 본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문제점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일반적으로 청소년들의 문제, 특히 이들의 비행과 난폭성 등에 대하여 논의 되어지는 예방과 선도 방법들은 (어느 누구의 연구조사의 통계자료들을 밑바침한다고 하면서) 비행요인의 한두 측면만을 강조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청소년의 문제는 가정과 학교의 교육에 그 책임이 있으므로 가장 급한 것은 교육에 특별한 강조를 두어야 한다는 식의 단편적인 진단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은 오히려 청소년들의 문제점을 이해하는데 장애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체계화된 이론 밑에서 논리적이고 합리적이며 과학적인 방법으로 청소년 문제들을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전문가들의 참여를 조직화 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여기서 본인은 다시 한 번 기독교 교육의 사명과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좀 더 청소년들을 이해하고 그들을 위한 사회 시설이나 청소년 문제 전문 상담 기관 등을 증설하여 이들의 고민이나 문제점들이 극단적인 행동으로 나타나지 않도록 조기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참고로 (본인이 고등학교에 다니던 87년도 당시) 한국 걸 스카웃 본부에서 운영하던 청소년 댄스클럽이 있었는데 이러한 시설 역시 청소년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