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설 비교

-공리주의와 칸트 윤리설의비교-

서론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수많은 일들을 접하게 된다. 그것이 개인적인 일이든 사회적인 일이든 항상 도덕성 내지는 윤리를 들어 비판 내지는 판단하여 자신의 행위를 결정하거나 말하는 근거로 삼는다.

어느 누구나 동일한 결론을 내는 일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때론 아주 하찮은 일조차 개인간에 이견을 보이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대화나 토론 문화가 정착되지 못한 한국 실정에서 보면 그리고 극도의 개인 소외감 내지는 고독감이 팽배한 이 시대에 있어 각각의 개인이 어떠한 문제에 대해서 공통된 의견을 가지기란 극히 어려운 일인 듯 하기도 하다.

본론

< 논제 : 5.18 기소를 해야 하는가? >

1. 행동공리주의자의 주장과 난점

행동공리주의자들의 윤리판단의 근거는 어떠한 행위가 최선의 결과를 가져오도록 행동하는 것이다. 또한 행복의 양적인 측면을 강조하며 국한된 상황에서의 최대행복을 그 목표로 한다. 문제는 2가지 정도가 있다. 하나는 양적인 행복의 측정기준설정의 문제, 다른 하나는 국한된 상황에서의 행위가 보편적인 상황에서도 여전히 도덕적인가 하는 문제이다.

5.18 기소에 대한 반대입장에 있는 정부는 행동공리주의자의 입장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5.18 기소의 입장에 있는 행동공리주의자도 있을 것이다.이것은 우리가 평소에 논쟁하는 형태와 매우 유사한데 그것은 5.18 기소, 불기소 양편에 서서 각각 이점을 나열하는 상황일 것이다.

따라서 행동공리주의는 위의 논제를 명쾌하게 결론 내리지 못한다. 그것은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각각의 양적행복기준이 다르며 또한 국한된 상황의 보편적 상황설정에로의 확대에 있어서도 문제가 있다. 물론 보편적 상황 설정은 행동공리주의자들이 하는 일은 아니지만 정부는 법의 안정성문제에 그러한 보편화 설정을 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행동공리주의의 측면에서는 개인들 혹은 집단이 처한 환경에 따라 얼마든지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행복의 양을 정할 수 있다.

현 정부가 기본 5.18의 핵심세력의 연장이라고 볼 때 그들은 5.18 기소 반대의 입장에 있고 또한 권력의 기득권자로 볼 수 있으므로 그들은 절대로 그들의 자리를 포기하려 혹은 뺏기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자신들의 입장에서 온갖 논거를 제시할 것이며 이것은 자신들을 옹호하기 위하여 행동공리주의의 입장을 취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현 법을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해석함으로써 법의 권위와 안정이라는 논거까지 제시하고 있다. 이것은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규칙공리주의의 입장도 일부 변형 수용한 것이라 볼 수 있는데 아주 강력한 논거로써 이용될 수 있다. - 이에 대한 자세한 논의는 규칙공리주의를 다룰 때 하도록 하겠다. - 이런 점에서 현재 특별법 제정을 통한 5.18 기소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논거를 약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5.18 기소는 행동공리측면에서 가시적인 부작용이 많으며 또한 법의 안정성을 해친다는 근거를 가지고서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법의 안정성이라 함은 국한된 상황이라기 보다는 보편화의 가정과 행복의 질을 고려하는 규칙공리주의자들에 의해 주장되어야 하는 것이나 정부는 둘 모두를 자신들의 주장의 근거로 삼음으로써 행위를 정당화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행동공리주의자들은 이 문제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내릴 수 없으며 다만 누구에게 더 강력한 힘이 있느냐에 따라 결론지어질 것이다. 그리고 정부는 이러한 행동공리주의적 측면에서 한쪽 편의 주장을 하고 있으며 규칙공리주의적 근거도 들고 있다. 만일 반대쪽의 사람들이 계속해서 행동공리주의적 입장에서 정부에 맞설려 한다면 이것은 소모적 논쟁이 될 뿐이며 결과는 정부의, 권력자의 승리로 귀결될 것이다.

행동공리주의의 난점은 바로 측정의 잣대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상대적 중요도가 존재하며 그것의 결과는 바로 힘있는 자의 논리가 될 뿐이다.

2. 규칙 공리주의자의 주장과 난점

규칙공리주의자들의 윤리적 판단근거는 행위자체가 가져오는 결과에 의거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행위의 결과를 가져옴에 어떠한 규칙이 적용되었는가라는 점이다. 어떤 보편적인 규칙하에 최선의 결과가 가져오도록 해야 한다. 역시 최선의 결과라함은 다수의 행복이며 여기서 행복은 양뿐만 아니라 질적인 측면도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역시 행복의 질과 양이 공존함으로써 생기는 판단기준의 모호성은 여전히 존재하며 도대체 행복의 질은 어떻게 비교가 가능한가라는 문제도 제시된다. 또한 비교가 불가능할 진데 어떻게 판단이 가능한가라는 문제도 제기된다.

앞서 정부가 규칙공리주의자의 입장도 약간 취하고 있다고 설명하였는데 그것은 바로 특별법 제정이란 문제이다. 물론 이것은 방법론 상의 문제일 수 있지만 법을 통해서만이 처벌이 가능한 것이므로 법해석의 문제도 중요한 문제가 된다.

5.18 기소 자체만을 본다면 규칙공리주의는 당연히 5.18 기소는 윤리적으로 정당하다. 그런데 특별법에 의한 기소인가 아니면 기존법에 의한 기소인가라는 데서 좀 달라질 수 있다. 규칙공리주의자들은 또한 법의 안정성을 해치는데 찬성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법을 뜯어 고쳐서라도' 라는 주장은 규칙공리주의자들에게는 타당성 있는 주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5.18 기소는 타당하고 특별법에 의해서는 아니다라는 주장은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하는 것인가. 물론 여기서는 5.18 기소만을 논제로 삼았으므로 규칙공리주의자는 거기에 찬성한다. 하지만 정부는 현 법으로써는 그들을 기소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반된 상황에서 규칙공리주의자는 어떻게 주장할 것인가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사실 현재 정부의 법해석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정하지 않는다. 즉 법을 제대로 해석한 것이 아닌 것이다. 그들을 처벌할 법근거가 없는 것이 아니라 엉뚱하게 해석함으로써 법을 악용하는 것이다.

이와같이 본다면 정부의 주장은 근거가 없어진다. 사법부는 법을 공정하고 올바르게 정의하고 적용하는 것이 그들의 윤리적 판단의 규칙일 것이요, 그에 따라 5.18을 기소처분하여 그들을 심판하는 것 또한 규칙공리주의자들의 논리에 위배되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정부는 여러가지 5.18 불기소의 논거를 제시함에 있어 행동공리주의자 입장의 일부 그리고 법을 왜곡함으써 규칙공리주의자의 입장까지 취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단순한 행동공리주의의 한쪽 측면에 위치할 뿐이다.

요컨대 순수한 규칙공리주의자라면 이번 5.18 기소는 올바른 법의 해석을 통해 마땅히 이루어져야 할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한가지 난점은 과연 5.18 기소가 정말로 최대다수의 행복을 보장하느냐라는 것이다. 쿠데타라는 것이 물론 보편화의 원칙에서 본다면 정당화될 수 없다. 왜냐하면 언제나 자의적인 해석에 의해 쿠데타가 일어날 가능성을 제시하며 그것은 절대다수의 국민의 생존에 위협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제나 다수만을 앞세워 판단을 한다면 -물론 보편화의 과정을 통해 - 보편화되면서 다수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행동은 언제나 타당한가라는 의문이 든다. 이것은 보편화의 설정에 있어 결국 상상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5.18 기소가 미래에 실질적인 다수의 행복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수의 행복이라는 개념은 으레 상황편승적인 말이다. 따라서 규칙공리주의적 입장이 많은 경우의 윤리적 문제를 해결해 주지만 어떤 정의의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난점을 가질 수 있다.

3. 칸트의 주장과 난점

칸트의 윤리적 판단 근거는 바로 행위의 준칙이 보편적 입법원리가 될 수 있는가라는 것이며 이를 보충하는 근거는 바로 인간을 행위의 목적으로 대하는 것이다.보편화 과정은 규칙공리주의와 매우 유사하나 다수의 개념이 없고 인간을 그 목적으로 대하는 점이 다르다.

5.18 문제에 있어 칸트 역시 규칙공리주의자와 같이 비교적 명확한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수많은 인명을 수단으로 자신의 집권 야욕을 성취한 행위는 절대 도덕적인 행위일 수 없다. 또한 그러한 쿠데타가 보편화될 수는 절대로 없다.따라서 5.18 기소는 해야만 한다라고 결론 지을 수 있다.

또한 특별법에 의해서든 기존법에 의해서든 그것 자체가 별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진 않는다. 왜냐하면 법의 안정성도 중요하지만 법은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고 그렇다면 언제나 인간을 위해 적용되어야 함은 물론 그렇지 못한 경우 새로운 입법을 통해 보다 나은 인간생활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법의 적용내지는 특별법 제정이 보편적 입법원리에 어긋나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중요한 것은 인간을 그 목적으로 하고 이를 위한 준칙이 보편적 입법원리가 될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어떠한 범죄자가 그를 적용할 법이 없다해서 무죄라 한다면 이것이 과연 보편적 입법원리가 될 수 있는가.

물론 법률 소급은 법의 성질상 인정되지 아니한다. 일반적인 계약사회에서 이러한 법률 불소급의 원칙은 사실상 사회질서유지상, 제도상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 그것 자체가 보편타당한 원리는 아니다.

특히 5.18 문제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칸트의 입장에서 특별법에 의하든 기존법에 의하든 이들을 처벌하는 것은 쿠데타는 어떠한 경우에도 보편적 입법원리가 될 수 없다는 의미에서 옳다. 특히 다수의 시민을 학살하며 이루어낸 쿠데타는 절대 윤리적으로 바른 행동이 될 수 없다.

그렇지만 칸트의 윤리설 또한 난점을 가진다. 그것은 바로 일단의 보편적 입법원리로써의 준칙이 인간을 목적으로 해야한다는 제2법칙에 어긋날 수 있다. 즉, 상호충돌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의무간의 충돌시 어떤 의무를 우선시 해야하느냐의 문제도 발생이 된다.

한가지 예로써 폭압적인 정부아래 모든 국민이 고통에 싸여 있을 경우에 이를 타개하기 위한 쿠데타 역시 옳지 못하다는 결론을 도출하게 된다. 물론 이것은 인간을 목적으로 해야한다는 것에는 부합하는 행위가 된다.

또 다른 예로 아주 수많은 살인을 저지른 흉악한 아버지를 은닉시켜주는 자식의 경우 만일 이 아버지란 사람이 더 많은 사람을 죽일 가능성이 있는 경우 자식이 아버지를 은닉하는 것을 도와주는 것은 옳은가.

칸트의 윤리설은 자식으로써의 아버지에 대한 의무, 다른 인간 존엄성에 대한 의무간에 충분히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칸트의 윤리설은 무용지물이 되기 쉽다. 이러한 경우는 아주 흔히 있을 수도 있다.

따라서 칸트의 윤리설은 여러준칙이 행위에 개입되는 경우 윤리적 판단기준으로써의 기능을 상실하게 되고마는 난점을 가지게 된다.

사견 및 결론

앞서한 논의에 근거하여 교수님은 칸트-규칙공리주의 윤리설이 현실 적용에 있어 매우 유용함을 강조하셨다. 본인 역시 다수의 인간성이 목적이 되게 하는 행위가 윤리적으로 정당하다는 준거에 의해 판단하는 것이 매우 타당함을 부인하지 않는다.

다수의 인간성이 목적이 되도록 하는 행위란 다수의 인간의 생을 증진하는 방향으로의 행위가 윤리적으로 옳다라는 결론이 도출이 된다. 또한 윤리학 강의시간 내내 강조되어 온 인간의 생존에 관한 문제가 역시 개입되고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5.18 문제는 당연히 기소되어 그 책임자가 반드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본인은 생각한다. 여기에 이의는 없다. 특히 다른 어떤 논리적 근거보다도 인간적 측면에서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행위를 한 그들은 처벌받는 것이 타당하다.

본인은 그 처벌로써 사형을 요구하는 바이다. 물론 불가능하겠지만 그래서 더 한스럽기도 하다. 한국이란 사회가 경제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의 여러가지 부작용의 근원은 바로 심판할 수 있을 때 제대로 심판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한 그런 심판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회피한 이들이 다시금 정권을 획득, 유지했다는 것이다.

왜곡된 정치사는 이제 수술이 불가능하다 싶을 정도로 이 나라에 깊숙히 폐해를 가져오고 있다. 우리 모두에 잘못이다라는 말로 얼버무리고 싶지 않다. 이젠 아무도 어떠한 행위를 함에 있어 윤리를 들추어 내지 않는다. 다만 자신에게 편리할 때만 윤리를 끌어다 쓴다. 아무도 윤리에 의존하지 않는다. 오직 파워에만 의존할 뿐이다. 지나친 염세주의적 발상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발상은 비단 본인만 가지고 있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오랜 역사를 통하여 암암리에 전달되어 온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들은 사형되어 마땅하다. 박정희 역시 사형되어 마땅하다. 그 이전 이 승만은 대통령이 되어선 아니 되었고 김구 선생은 그렇게 돌아가셔선 안되는 것이었다. 이런 식의 논의가 별 도움이 안되는 것을 알지만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

한국 역사의 짜증스러움의 극치는 여기서 끝나지는 않지만 여하간 다른 사건들의 소급은 별 의미가 없고 역사적 재해석을 통해 올바르게 기록하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5.18 기소문제는 확실히 처리할 수 있는 상황이 현존한다. 그 책임자들이 아직 살아 있고 그 직접적인 피해자가 아직도 살아있으며 법도 존재한다.

만일 이도 제대로 처리 못하여 적당주의선에서 넘어간다면 이제 더 이상 아무도 윤리에 의존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러한 행동이 자신의 삶을 위협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자신이 힘이 없으면 당장에 생명에 위협을 받는데 어떻게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이제 모두 힘을 가지기 위해 혈안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런 힘을 가진 경우 어떻게 사용하여도 전혀 윤리적 가책을 받지 않을 것이다. 물론 이번 5.18 기소문제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며 그 다음에도 문제는 산적해 있다.

그런데 이런 의문을 가져 본다. 앞서 논한 4가지 윤리설이 다음과 같은 경우에도 동일하게 판단근거가 될 수 있는가.

만일 자신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에 대한 대응으로써의 행위는 언제나 정당한가. 또한 집단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에 대한 대응으로써의 행위는 언제나 정당한가. 그러한 두집단간의 살육은 어떻게 판단해야 되는 것인가.

교수님께서는 언급하신 적이 있다. 국가간의 생존문제 있어 윤리는 있을 수 없고 오직 힘의 논리만 존재한다고 말이다. 그렇다면 굳이 일본이 우리에게 사과해야 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동남아의 많은 나라가 일본을 욕하는 근거는 어디 있는가. 자국의 생존을 위한 힘이 없음을 한탄해야 하는 거 아닌가.

김구 선생이 이 승만 일파에 의해 암살 당할 때의 시국으로 봐서 김구 선생의 측근들은 그것을 전혀 예상 못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결국 생존의 싸움에서 패배한 것은 아닐까. 어떤 정치적 기술로써 김구 선생은 이 승만 일파를 제압할 수 없었나. 결국 파워가 없어서 진 것인가. 그렇다면 자신의 생존을 위협하는 어떠한 원칙이나 윤리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는 생각까지 해 본다.

논리의 오류를 범하는지 모르겠다.

이에 대한 스스로의 반박을 해보면 궁극적으로 무엇을 위한 생존인가하는 문제로 귀착이 된다. 단순히 육체적인 살아남음만을 위한 생존인가 아니면 육체적인 죽음을 감수하고서라도 살아감에 있어 지켜야 할 당연한 윤리적 룰이 있는 것인가.

그런데 과연 자신의 목숨과 바꿀 그런 것이 존재하는가. 존재한다고 한다면 반드시 그렇게 행동해야 하는가. 그리고 다수의 인간이 그렇게 행동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다시 제기된다.

개인의 생존의 문제를 떠나 집단의 생존은 언제나 개인의 생존에 우선하는가라는 생각도 든다. 집단간의 생존 역시 어떤 우선 순위가 존재하는가 여기에도 동시에 무엇을 위한 생존이냐라는 물음이 의미가 있나하는 생각이 든다.

요컨대 개인차원에서의 윤리는 생존이라고 하는 문제에 귀결이 된다. 개인차원에서 생존은 그 스스로에게 있어 정당성이 부여된다. 다만 스스로에게만 해당이 된다.

그러나 그러한 개인차원에 있어 생존이라고 하는 문제는 개인과 집단의 차원에서 보면 더 이상 타당한 행동이라 할 수 없다. 개인의 생존과 집단의 생존이 충돌하는 경우 집단의 생존이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으로 생각이 된다. 바로 무엇을 위한 생존인가하는 문제는 바로 개인이 추구하는 바이기도 하지만 집단이 개인에게 요구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이제 마지막으로 그렇다면 집단간의 생존은 무엇에 의해 그 정당성을 부여받는가. 그것은 바로 충돌하고 있는 집단외의 다른 집단들에 의해 그러니까 더 큰 집단들에 의해 평가받아야 할 것이며 그것은 이제 지구내지는 인류의 생존에 근거하여 그 정당성을 부여받을 것이다. 우리가 그리고 동남아인들이 그리고 세계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독일을 비난하고 일본을 비난하는 것은 그러한 의미에서 일 것이다. 자신들이 속한 집단이 그런 일을 당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힘있는 나라의 무차별 다른 국가에 대한 침략은 자칫 인류전체에 위협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혹자는 인류전체의 생존을 위해 전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러한 주장은 바로 위와같은 논리에 근거한 것일 것이다.

다시 개인차원의 윤리문제로 돌아와서 앞서 의문을 제기했지만 이제 진정 무엇을 위한 생존인가하는 것이다. 다수의 인간성이 목적으로 대우받게 하라라는 것은 집단이 개인에게 요구한다는 점에선 타당하다. 또한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집단의 존속을 위해서 필요하다.

그러나 당사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가족과 자신의 생존을 위협( 생존자체를 위한 ) 하면서 집단의 생존을 위해 투신할 사람들이 과연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무엇을 위한 생존에서 말하는 그 무엇이 생존자체보다 우선할 수 있을까. 그것이 인류에 대한 사랑이든 국가에 대한 사랑이든 타인에 대한 사랑이든 집단의 생존이든 말이다.

칸트-규칙공리주의의 윤리설은 대부분의 자신의 생존문제와 직결되지 않는 한 개인윤리로써 힘을 발휘한다. 그러나 자신의 생존자체와 직결되는 문제에 있어 바로 무엇을 위한 생존인가하는 문제가 발생하며 이의 실제 결과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라고 해야할지 대부분의 사람이 자신의 목숨자체를 중요시하는 지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이것은 객관적인 상황에서의 문제제기가 아니라 바로 자신이 실제 그러한 상황에 부딪혔을 경우에 어떻게 행동하느냐와 관계가 있다.

'무엇을 위한 생존' 무엇에 더 큰 가치가 있을 것인가. 생존자체가 가치가 있는 것인가. 그리고 어디에 근거하여 행동하는 것이 윤리적인가.

매우 조심스럽게 의문을 제기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