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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는 말 II. 설교자로서 히포(Hippo)의 35년 - 후 편 - V. 어거스틴의 설교이론 VI. 현대 설교이론에서 본 어거스틴의 설교 이론 맺는 말
이어지는 말 어거스틴이 진정한 진리를 찾기까지 그는 남다른 방황의 길을 걸었다. 그 방황의 길은 때로는 어거스틴을 죄의 한 복판에서 신음하게 하였고, 때로는 허탄한 세계를 진리인양 섬기게 하기도 하였다. 그가 걸어온 인생 역정이 너무 특유하고 고단한 것이기에 어느 무화과나무 아래서 터뜨린 그의 회심은 통한의 눈물로 얼룩지기도 하였다. 그가 참된 진리에 정착하지 못하고 방황하던 시절 수사학도로서의 길은 미래의 소임을 위한 준비의 기간이었다. 더욱이 그가 수사학 교수로서 진리와는 무관하게 능통한 언어구사의 길을 가르치면서 의식주를 해결하던 시절, 그의 마음에 공허는 그로 하여금 깊은 심연을 헤매게 하였다. 그러나 그 기간의 고통이 훗날 최초로 설교학 교과서를 펴내기 위한 준비의 기간이었음을 아무도 알 길이 없었다. 그의 긴 방황의 여정길이 끝이 나고 세례를 통하여 하나님의 인침을 받은 사람이 되었을 때 그는 누구보다 소중한 말씀의 도구로 부르심을 받았다. 타의 추종을 불허한 수사학의 깊은 지식과 논리적 구조와 설득의 재능은 히포 교회의 설교자로 추대되는데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 어거스틴이 이 소중한 사명을 35년 간 수행하는 동안 그의 원칙은 오직 성언운반일념(聖言運搬一念) 뿐이었다. 하나님의 거룩한 말씀만이 시대를 혼탁하게 만드는 이단들로부터 교회를 바르게 지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그의 설교사역에서 선포되어진 말씀의 위력은 고귀한 생명들을 보호하였고 복음의 확산을 가져왔다. 그가 설교의 황금기의 마지막 주자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기울어져 가는 설교사역을 그가 얼마나 훌륭하게 버티어 나갔는지를 충분히 입증해 주고 있다. 여기서 오늘의 많은 설교학도들은 그가 가진 설교신학을 비롯하여 그의 설교 이론과 실제가 어떤 것이었기에 그토록 탁월한 설교자로서 역사를 장식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호기심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그가 가르쳤던 설교의 이론에 이제야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십 수세기가 지난 그의 이론서지만 기독교 최초의 설교학 교과서라는 점에서 그 가치성은 매우 높은 평가를 받는다. 너무나 소중한 문헌이기에 설교학 교육의 장에서는 이 교과서를 남달리 아끼고 그가 남긴 가르침을 실천하려는 후예들이 속출하고 있는 현실이다.
IV. 최초의 설교이론 기독교 교리에 관하여 제 4권의 내용분석 1. De doctrina christiana 구성 어거스틴이 그 많은 저술을 하게된 동기는 진리의 승리를 위해서였다. 당시의 수 많은 이단들을 향한 그의 불굴의 논쟁은 오늘까지 진리를 수호하는데 절대적인 터전을 마련해주고 있다. 진리는 성경을 말하는 것이었기에 그의 관심은 이 진리의 말씀을 어떻게 해석하여 그리스도인들이 받아드려야 할 것인가에 깊은 관심을 두게 되었다. 그러한 그의 집념이 집대성된 것이 바로 기독교 역사상 최초로 본격적인 성경해석과 전달의 문제를 다룬 본서이다. 어거스틴은 396년 히포의 주교가 되면서 본서의 집필을 시작하여 그가 세상을 떠나기 4년 전인 426년에야 탈고하였다. 본서가 이토록 긴 세월이 걸린 이유는 그가 주교로서의 초반 시절이었던 397년에 제 3권 중간까지 쓰다가 우선 급한 논쟁들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본서의 집필이 중단되었기 때문이다. 그 후 30여 년 동안 손을 대지 않고 있다가 자신의 모든 저작물들을 정리하면서 본서가 미완성된 사실을 발견하고는 바로 집필을 완료하였다. 특별히 그는 진리의 전달에 관한 부분을 섬세하게 다루려고 했던 자신의 근본 의도와 달리 4권으로 끝을 맺고 말았다. 제 1권은 40단원으로 분류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서술하고 있다. 첫 부분에서 그는 고대 수사학자들의 용어를 사용하여 존재하는 세계의 모든 사물을 세 가지의 개념으로 분류한다. 먼저는, 향유(享有)할 모든 존재, 둘째는, 사용(使用)으로 끝나게 되는 존재, 세 번째는, 향유하고 사용할 존재로 분류한다. 이어서 자신의 신관을 정리하는 교리서와 같은 내용을 전·후편으로 분류하고 있다. 전반부에서는 인간이 향유해야 할 대상으로서 성삼위 하나님의 속성을 다음과 같이 열거하고 있다. 하나님은 제한된 인간언어로 모두 형언할 수 없는 분이시며 만유를 초월하시고 영원불변하신 분으로서 변하지 않은 지혜 자체이심을 말한다. 그리고 그 지혜 자체이신 하나님이 이 땅에 오시어 구속과 부활과 승천을 이루었음을 서술한다. 이어서 구속의 역사를 통하여 이룩된 교회는 영원한 신부이며, 이 교회가 소유하게 된 신비의 속성과 함께 종말과 부활의 연계성을 서술하고 있다. 후반부에서는 사랑의 계명을 중심으로 윤리도덕의 문제를 다루고 마지막 부분에서 인간은 하나님께는 사용의 대상에 불과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여기서 어거스틴은 인간의 자기 사랑이란 본능적인 것이기에 계명의 차원이 될 수 없고 남에 대한 사랑이 곧 계명의 정신임을 강조한다. 이러한 모든 사랑을 비롯한 인간의 궁극적인 목적은 하나님을 향한 것이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끝으로 제 1권의 결론으로서 하나님을 향한 사랑과 이웃을 향한 사랑이 성경의 혼이며 목표이고 해석의 기준임을 강조하고 있다. 제 2권은 42단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내용은 주로 일반적인 학문을 평가하고 실수 없이 분별하고 효율적으로 수용하기 위한 그의 이론을 담고 있다. 그는 우선적으로 사물 자체가 무엇인지를 보는 것보다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보는 표지(標識)의 인식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서의 표시는 자연적 표지(signa naturalia)와 언어를 중심한 약정적 표지(signa data)로서 분류되고 있으며 언어는 이 약정적 표지의 대표적인 것으로 말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문자로 기록된 성경의 바른 해석은 이 약정적 표지를 해석하는 학문으로서의 성격을 갖추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어서 그는 성경을 읽을 때 이해의 모호함이 발생하는데 그것은 하나님의 무관심이나 성경기자들의 실수가 아닌 인간
지성의 오만을 누르고 하나님의 신비하심을 알게 하는 길이라 말하고 있다. 제 3권은 성경을 읽은 가운데 불확실한 표현과 서술들의 바른 이해를 위한 해석의 원칙과 방법의 제시를 37단원으로 나누어서 상세한 안내를 하고 있다. 여기서 제시되는 해석의 지름길은 치밀하고 학구적인 방법론의 활용이었다. 예를 들면, 음절이나 구두점 발음 등의 정확한 사용을 비롯하여 문맥의 파악과 원문과의 대조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인 해결점들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가장 기본적인 방향으로서 성경은 가급적이면 자구적으로 이해하되 그것이 신앙의 교리나 윤리도덕에 벗어날 때는 표상적으로 해석할 것을 권하고 있다. 이러한 표상적 언사의 해석을 위한 구체적인 여섯 가지의 원칙이 11단원에서 23단원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 다음으로 모호하고 의심스러운 구절들은 이성의 추론보다 성경의 구절들을 대비하고 연결지어 해석할 것을 권하고 있다.
제 3권의 마지막 부분으로 어거스틴은 티꼬니우스가 묵시록 주해에서 활용한 바 있는 성경 해석방법으로서 학구적인 것보다는
신앙에 입각한 신학적 성격을 지닌 7가지의 해석학 규칙을 그대로 이곳에 옮겨 놓았다. 어거스틴은 제 3권의 결론으로 인간이
하나님의 말씀을 터득할 수 있는 재능은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전제를 걸면서 가장 요긴하게 갖추어야 할 것은 말씀의 뜻을
깨닫게 해달라는 기도임을 강조하고 있다. 2. 최초의 설교학 교과서로서의 제 4권 어거스틴은 성경을 연구함에는 "깨달아야 할 바를 발견하는 방법과 깨달은 바를 전달하는 방법"이 있어야함을 강조하면서 이 두 가지가 균형 잡힌 조화를 이루는데 그 성패가 달려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특별히 여기서 말한 '깨달은 바를 전달하는 방법'은 설교라는 사역을 통하여 자신에게 주어지고 이해된 성경의 진리를 회중에게 전달하는 태도와 방법과 기술을 논하는 문제이다. 이러한 주장은 어거스틴 이전까지는 찾아볼 수 없는 이론으로서 기독교의 진리를 활성화시키는 중요한 이론임에 틀림이 없다. 그는 수사학 교수 출신으로 지성과 영성의 균형을 보유한 그리스도교의 지도자였다. 그러한 까닭에 성경을 통하여 이해된 메시지의 전달이 무엇보다도 중요함을 남달리 인식하고 있었다. 이러한 소중한 인식과 함께 본서의 집필을 시도할 때는 성경의 진리를 깨닫게 되는 방법으로서의 해석학을 전반부로 하고 후반부에서는 깨달은 진리를 전달하는 방법을 상세히 다루려고 하였다. 그러나 본서의 집필을 시작한 후에 시급한 교리의 논쟁 때문에 본서의 집필은 뒤로 밀리게 되었고, 드디어 30년 만에 본서를 대강 마무리짓게 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그가 본서를 시작할 때의 의도가 희석되었고 단 한 권으로 마무리를 짓게 되는 애석한 결과를 가져왔다. 어거스틴이 남긴 본서의 제 4권은 최초의 설교학 이론서라고 일컫는데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의 측면에서 설명될 수 있으나 크게 두 가지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먼저는, 그때까지 깊은 영성과 말씀의 연구에만 몰두하고 있었던 그 시대의 신학자들이나 교회지도자들과는 달리 진리란 회중들에게 설교사역을 통하여 전달되어야 하고 그들을 설득시켜야 함을 강조한 점이다. 즉, 어거스틴은 성경을 통하여 주어진 진리의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of Biblical Truth)이 이룩되었을 때만이 회중과 진리의 만남이 형성됨을 확신하고 있었다. 또 하나는, 무엇보다도 그 시대의 수사학이 표현의 기교만을 가지고 이론을 펼치고 궤변적인 논리로서 선동의 도구로 전락되었을 때에 어거스틴은 기독교 진리의 전달만은 그러한 세속적 차원의 수사학을 벗어나 설교 사역에 필요한 도구로 활용되어야 함을 강조했다는 사실이다. 특별히 그 시대의 교회 지도자들이 주로 자신들을 위한 진리의 입력(input)에 만족하고 있을 때 어거스틴은 '깨달은 진리'를 성공적으로 출력(output)하여 회중들이 그 진리를 이해하는 것이 최상의 목표임을 다음과 같이 강조한다. 알아야 할 바를 명쾌하게 밝혀주는 사람이 호감을 준다 듣는 사람이 진실한 것을 듣고 또 듣는 바를 이해한다면 이것이 최상의 방도다. 어거스틴이 이러한 강력한 주장을 펴기까지는 그가 속해 있던 라틴 교부들이 가지고 있었던 성(聖)과 속(俗)의 지나친 격리의 개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시의 교부들은 세속의 철학을 배격하고 문학과 예술을 천시하는 경향이 짙었기에 진리의 전달을 위한 설교에 수사학의 활용은 당연히 경계의 눈초리를 받게되었다. 이러한 주변의 여건 속에서도 어거스틴은 설교란 성경을 통하여 주는 진리의 운반(運搬)이라는 사실에 조금도 양보를 하지 아니하였다. 그는 오히려 세속의 사건이나 허위의 진술들이 오히려 흥미와 위력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접근해 가는데 성경의 진리가 그 보다 못한 상태로 전달되고 있음은 용납할 수 없는 일임을 지적하고 있다. 그 자들은 어휘를 간결하고 명료하고 그럴듯하게 이야기하는데 비해서, 이 사람들은 진리를 말하면서도 듣기에 지루하고 이해하기에 어렵고 끝에 가서는 믿기에 힘들어서야 되겠는가? 저 자들은 듣는 이들의 마음을 오류에로 유도하고 떠밀면서도 그 말주변으로 사람을 두려워 떨게 하고 울리고 웃기며 뜨겁게 달아오르게 하는데, 이 사람들은 진리에 이바지하면서도 느리고 냉담하고 졸고 있어서야 되겠는가? 여기서 우리는 어거스틴이 제 4권을 통하여 설교를 통한 진리의 전달을 그토록 애타게 부르짖는 또 하나의 이유를
이해해야 한다. 그것은 당시의 회중들은 눈이 있어도 성경을 볼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라틴어로 기록된 성경은
성직자들의 전용이었지 회중들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오직 성찬성례전의 참여와 말씀을 가르친 성직자들에게 기울이는 귀가
진리를 경험하고 듣고 깨달을 수 있는 것의 모두였다는 사실을 다시 상기한다면 어거스틴이 설교학의 이론을 체계화하고 이의
실천을 강력히 요구한 동기와 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 3. 제 4권의 내용과 개요 기독교 역사에 새로운 설교의 이론을 펼친 최초의 '설교학 교과서'인 제 4권은 31단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서의 내용은 엄격하게 말하면 어거스틴이 독창적으로 정립한 설교의 이론이라고 말하기에는 약간의 무리라 따른다. 본서의 내용을 엄밀히 분석하면 어거스틴은 바울과 교부들, 특히 암브로시우스의 문장 등을 예문으로 활용하면서 전개한 수사학적 교본의 성격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시세로(Cicero)의 수사학 교과서『웅변가(Orator)』와 뀐띨리아누스의 『수사학 교본(Institutio Oratoria)』등에 근거한 이론들이 많이 보이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본서는 어떤 경우에도 수사학을 변형하여 설교학이라는 이름을 붙인 책이라고 말할 수 없다. 본서는 어디까지나 수사학자 어거스틴이 순수하게 복음의 선포와 해석과 적용을 위하여 설교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의 문제를 깊이 고민하고 연구한 결과의 소산이다. 성직자로서의 설교자가 '깨달은 바를 전달하는 방법'을 알지 못하여 세속적인 메시지의 전달보다 못한 지경에서 헤맬 때 어거스틴은 때로는 아쉬워하고 때로는 분노를 발하였다. 이 때마다 진리가 회중들의 가슴에 바르고 효과적으로 전달되어 '하나님의 도성'이 땅에 정착되기를 희구하였다. 이러한 깊은 뜻을 가지고 서술된 본서는 기본적으로 다섯 가지의 큰 틀로 그 내용이 구성되어있다. 먼저는, 본서는 수사학 강좌를 하려는 의도가 없다는 전제를 걸면서도 설교는 수사학적 기본 원리를 활용할 필요성이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서 그는 회중들의 공감(共感)을 확대할 수 있는 언어의 선별과 활용을 권하면서 설교자의 설득력과 지혜의 조화를 강조한다. 두 번째로, 어거스틴은 사도 바울의 서신서와 아모스의 예언서를 수사학의 본보기로 사용하면서 그들이 수사학의 법칙을 따른 것은 아니나 그 지혜와 언변이 수사학을 능가하고 있음을 실례를 들어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 그는 "내가 탄복하고 놀라워하는 것은 우리가 말하는 이 자기 나름의 기교를 성서 저자들이 부족하지도 않고 지나치지도 않을 정도로 사용하였다는 점이다."라고 서술하고 있다. 셋째로, 어거스틴은 현대의 커뮤니케이션 이론에서 활발히 논하고 있는 것처럼 설교자가 확신하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표현해야 한다는 점과 이해가 안 되는 진리들은 함부로 회중 앞에서 논하지 말라는 충고를 하고 있다. 그리고 설교자는 언제나 모호성과 양의성(兩意性)을 가진 어휘나 발음을 최대한 삼가면서 명확성을 지킬 것을 충고하고 있다. 넷째로, 설교자가 효과적인 메시지의 전달을 위하여 사용해야 할 문장의 문체는 수사학적 원칙을 도입하고 있다. 여기서 그는 고대 수사학에서 웅변의 3대 목적을 상기시키면서 가르치려는 열의와 목적에 이르는 설득과, 회중이 진리로 화육을 경험하게 되는 매료의 수순을 밝히고 있다. 이러한 목적 달성에 필요한 한 방편으로서 설교 문체로 진술체와 완만체와 장엄체를 제시하고 있다. 끝으로, 어거스틴은 설교자의 언어가 효과적으로 구사되기 위하여서는 명료성과 설득력이 겸비되어야 하며 이를 위하여서는 다양한 문체들이 활용되어야 함을 설명한다. 뿐만 아니라 설교의 진정한 성취는 언어보다는 설교자와 메시지와의 근접성이 중요함을 역설한다. 그리고 설교자가 영적으로 하나님과 얼마나 근접해 있고 그 분의 도구로서 활용되느냐가 설교의 성패를 가름함을 강조하면서 설교를 위한 설교자의 기도를 간곡하게 부탁하고 있다. 이상과 같은 내용을 가지고 최초의 '설교학 교과서'로 등장한 『그리스도교 교리에 관하여』제 4권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결론 (XXXI,64) V. 어거스틴의 설교 이론 1. 설교를 위한 수사학적 관심 히포의 감독으로 등장한 수사학자 어거스틴은 전달되지 않은 메시지는 메시지로서의 가치를 잃게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실감하였다. 특히 전달의 과정을 지나 설득이라는 결실을 맺지 못했을 때 설교의 행위란 허사임을 그는 경험하고 또 목격하면서 성공적인 설교를 위한 이론의 정립을 서둘렀다. 이러한 이론은 당연히 수사학의 이론을 도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수사학이라는 학문이 처음에는 매우 소중하고 필요한 것으로 여겨져서 법정에서나 직접 민주주의의 실현 등에 활용되는 실천적 학문이며 삶의 한 부분이었다. 그러나 로마제국이 출현하면서 명령일변도의 정치구조를 택하였기에 그리스 시대의 자유로운 토론이나 국민의 설득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거기에 더하여 학교의 정규 교육이 없이 순회교사로서 일정한 보수를 받고 언어의 표현과 화술을 가르치면서, 때로는 궤변을 늘어놓고 자신의 입신출세의 방법을 찾는 소피스트(sophist)들의 등장은 수사학에 대한 인상을 손상시키게 되었다. 현인(賢人)의 뜻을 가졌던 이들의 이름은 궤변가들로 변질을 초래하기까지 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수사학은 성(聖)의 세계에 속할 수 없는 속(俗)의 학문 내지 도구라는 인상을 갖게 되었다. 이상과 같은 수사학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어거스틴은 설교사역에 수사학을 도입하는데 깊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이러한 고민은 설교학 이론서로서 제시한 제 4 권의 서두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혹시라도 내가 수사학을 세속 학원에서 배우고 가르친 바 있어서 수사학적 법칙들을 제시하지나 않을까 하는 것인데 이 서두에서 나에게서 제발 그런 기대를 갖지 말도록 당부하는 바이다. 이러한 그 스스로의 다짐과 부탁을 보면서 본서를 정독하게 될 때 매우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그의 다짐에도 불구하고 그 자신은 어쩔 수 없이 설교 이론의 중요한 부분들을 수사학에서 도입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물론 그는 수사학이 가지고 있는 그 기교가 우선이 아니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때로는 성경과 교부들의 작품을 숙독함으로 성스러운 웅변(eloquentia sacra)을 습득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기본적으로 고전이나 수사학에서 진리를 전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활용함이 마땅하다고 보는 입장이다. 그는 "수사학의 원리와 법칙들이 어떤 것이든지 간에, 풍부한 어휘들을 사용하고 어휘들의 수식을 풍부히 이용하는 치밀한 언어구사가 이 이론과 법칙에 의해서 습득되는 것은 사실"이라는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 이상과 같은 그의 입장을 정리하면서 내릴 수 있는 결론은 간단하다. 즉, 어거스틴이 그리스도인이 되어 성경의 진리를
접하면서 깊은 감격을 경험하였고, 그는 이 구원의 신비를 담고 있는 복음을 좀더 대중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함을
절감하였다. 그는 이미 수사학의 경지를 터득한 몸으로 복음을 접하였기에 복음의 확산에 남다른 예지(睿智)가 불꽃을
발하였다. 바로 그 예지의 불꽃이 최초의 설교학 이론을 펼치게 하였고 그 이론이 오늘의 설교사역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주게
되었다. 2. 설교자론 어거스틴의 사상을 가장 많이 받은 바 있는 칼빈은 설교자의 역할과 그 정체성을 다음과 같이 설파한 바 있다."하나님의
말씀은 선지자의 말과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나님께서는 그분의 사역자들의 음성을 통해 말씀이 전파되기를 원하신다."이러한
사상은 설교자란 그 뿌리를 선지자에 두고 있다는 말이다. 여기서 상기해야 할 것은 선지자란 하나님이 자신의 도구로 선택하고
말씀을 위탁하여 이 땅의 사람들에게 운반하게 하는 일을 필생의 사명으로 삼은 사람들이란 점이다. 이들이 이러한 특유한
사명의 수행에 우선적으로 갖추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어거스틴은 다음과 같이 분류하여 정리하고 있다. 1) 성경을 통한 진리의 터득 어거스틴은 성경의 말씀을 연구하는 데는 두 가지의 주안점을 가지고 있었다. 하나는, 설교자가 진리의 말씀을 먼저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그 깨달은 바를 전달하는 방법을 찾는 일이었다. 성경만이 설교자가 운반해야 할 진리를 가지고 있기에 설교자가 먼저 성경에서 진리를 찾아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전해야 한다는 것을 어거스틴은 철저히 강조한다. 특별히 그는 성경의 진리를 찾고 터득하기 위하여 설교자가 얼마나 정진(精進)하는가에 따라 설교자가 전하는 메시지의 지혜가 달라짐을 강조한다. 그는 성경의 진리를 위하여 힘써 나아가는 것이란 성경을 많이 읽고 암송하는 차원을 의미하지 않고 있다. 성경을 향한 정진이란 진리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진지한 탐구를 의미하고 있음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사람은 성경에 더 혹은 덜 정진한 그만큼 그 말에서 지혜가 더 혹은 덜 나타난다. 여기서 내가 하는 말은 많이 읽고 암기하는 정진이 아니고 철저히 이해하고 그 의미를 진지하게 탐구하는 정진이다. 성경을 읽기는 하지만 (성경으로)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읽되 암기하여 (써먹으려고) 읽고 그것을 이해하는 데는 등한히 하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는 이러한 사람들보다는 성경의 구절은 별로 못 외우더라도 마음의 눈으로 성경의 핵심을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을 낫게 여겨야 한다. 이상과 같은 그의 가르침은 단순한 설교자를 위하여 주는 말이 아니었다. 그는 그 자신이 늦게 영접한 진리에 도취되어 그 진리를 아직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전달하려는 강한 의욕을 불태우면서 성경의 진리를 탐구하고 이해하려는 데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살았다. 바로 이러한 사상은 후에 종교개혁가들에 의하여 전수되어 종교의 어떤 의식(儀式)보다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이 최우선적인 위치에 올려지게 되었다. 어거스틴의 이러한 신학사상을 가장 많이 이어 받은 바 있는 칼빈은 성경을 통하여 하나님과의 만남이 형성된다는 주장을 다음과 같이 펼친 바 있다. 그리스도는 성경 이외의 다른 어떤 경로를 통해서도 정확히 알려질 수 없다 성경을 내려놓고 하나님을 만나려고 시도하는
것은 눈을 감은 채로 주님의 얼굴을 바라보려고 하거나, 시력이 무척 나쁜 사람이 안경을 벗은 채로 주님을 보려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하나님의 영은 단순한 말이 아니라 바로 성경의 말씀을 조명하고 되살리기 위하여 우리에게
주어졌다. 2) 목마른 영혼을 위한 기도 어거스틴이 그리스도를 발견하고 그 진리에 눈을 뜨게 되었을 때 그는 고향 땅에 들어가 유산을 정리하여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그 자신은 아들과 친구 몇 사람과 함께 수도원적인 삶을 살면서 깊은 명상의 삶을 살았음을 이미
설명하였다. 그는 여기서 말씀의 명상은 곧 기도에 의하여 시작되고 그 기도는 진리의 깨달음을 비롯하여 그 진리를 전할
설교자와 듣게 될 회중을 움직이는 절대적인 힘을 부여받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었다. 어거스틴은 어느 신학자보다 기도와 설교의 연관성을 강조한 설교신학자였다. 그는 기도야말로 설교의 성패를 주관하는 힘이 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이처럼 기도는 설교사역의 절대적인 요건임을 강조한 어거스틴은 제 4권의 마지막 부분에서 다음과 같이 설교자의 기도에 대하여 언급하면서 본서를 끝맺고 있다. 회중 앞에서나 소수 앞에서 말을 하든 하나님이 자기 입에 좋은 말씀을 담아 주시도록 기도할 것이다. 에스더가 왕
앞에서 자기 백성의 현세적 구원을 위해 말씀을 드리기 전에 기도를 올렸다면, 사람들의 영원한 구원을 위해 말씀을 전하고
가르치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은 이런 은혜를 받고자 얼마나 많은 기도를 올려야 하는가? 3) 설교자의 메시지와 자신의 삶의 융화 어거스틴이 배우고 가르쳤던 수사학에서는 말하는 사람의 삶과 메시지의 일치성에 대한 강조가 없었다. 오직 그 세계는 논리의 질서와 보다 낳은 웅변술을 개발한 수사학적인 기술이 우선적이었다. 서로의 변론 가운데서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고 주변의 동의를 얻는 것이 수사학 세계의 전부였다. 그러하기에 수사학의 세계에서는 연설자 또는 변론자가 살아온 삶의 질이나 양태와는 무관하게 모든 것이 진행될 수 있었다. 이러한 세계에 깊숙이 살아온 어거스틴이 그리스도교의 설교 세계에 들어 온 이후 설교사역이 수사학과 같이 단순하지 아니함을 발견하게 된다. 자신이 경험한 설교의 세계는 언어의 기술과 전달에 중점을 둔 수사학과는 비교될 수 없는 경지임을 알게 되었다. 그는 우선적으로 설교자의 삶과 인격이 부정적인 평가를 받게 된다거나 자신이 외친 설교의 메시지의 실천이 보이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말씀까지 큰 손상을 끼치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그의 깨달음은 계속되어 설교자의 삶과 메시지의 일치성을 늘 강조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설교자가 그 자신이 실천하지 않고도 외친 말씀 가운데 종종 회중들이 감동을 받은 경우가 있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만일 설교자가 자신이 설교한 바를 실천하는 모습을 회중들이 알고 그의 설교를 경청한다면 훨씬 많은 감명과 유익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설교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부탁을 남기고 있다. 누구의 말을 설득력 있게 듣는 데는 어조의 장중함보다도 말하는 사람의 삶이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한다 스스로 실천하지
않는 바를 말하고서도 많은 사람에게 유익을 끼친다면 말하는 바를 실천하면 훨씬 많은 사람에게 유익을 끼칠 것이다.
그들(회중)은 속으로, 혹은 노골적으로 이렇게 대꾸한다: 내게 명령을 내리면서 왜 스스로 실천하지 않는 거요? 자기 말을
자기가 무시하는 만큼 남이 순순히 따를 리가 없다. 설교자를 경멸하다 보면 그 설교자가 이야기하는 하나님의 말씀까지도
경멸하기에 이른다." 3. 문체론 어거스틴이 주장한 설교의 이론은 무엇을 누가 어떻게 구성하여 전달할 것인가에 전체적인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여기서의 문체론이란 설교자가 깨닫게 된 진리를 어떻게 구성하여 나아갈 것인지를 묻는 문제이다. 설교란 설교자를 통하여 선포된 진리에 의하여 회중이 설득이 되어야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는 것은 설교의 가장 기본적인 입장이다. 어거스틴은 이러한 목적의 달성은 기본적으로 세 가지의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먼저는, 상대를 가르치고, 두 번째는, 상대를 매료시키고, 세 번째는, 설복시키는 일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목적의 달성을 이룩하는데 있어서 그는 로마 수사학자들의 주장에 자신의 견해를 접목시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웅변가란 가르치기 위해서 사소한 일은 차분하게 말할 줄 알고, 매료시키기 위해서 보통의 일은 절도 있게 말할 줄
알고, 설득하기 위해서 중대한 일은 장중하게 말할 줄 하는 사람이다. 1) 진술체(陳述體) 어거스틴은 설교함에 있어서 세 가지의 과업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는 본질적이고 필수적인 과업으로서 진리를 가르치는
일을 말한다. 그 두 번째는, 반드시 있어야 할 것으로서 행동의 변화를 가져오게 하는 설득을 말한다. 끝으로 유익한
과업으로서의 청중을 매료하게 하는 일을 말한다. 여기서 말한 진술체는 바로 필수적인 과업으로서의 가르침을 효과적으로
이룩하는데 필요한 도구이다. 설복을 시키기보다 먼저 가르쳐야 한다. 만일 (할 일을) 인식하기에 이른다면 이미 그것으로 마음이 움직일 것이고 따라서 거창한 어조로 그들을 움직이는 일은 필요치 않을 것이다 알기는 하면서도 해야 할 바를 하지 않을 때에는 필히 이 작업이 요구된다. 바로 그래서 가르치는 일은 필수적인 문제라고 한다. 어거스틴은 이러한 가르침의 과정에 필수적으로 사용되어야 할 진술체는 결국 난해한 의문들을 해결해주고 이단과의 논쟁에서 반대자의 오류를 밝혀 낼 수 있는 최상의 방편으로 활용할 것을 말한다. 뿐만 아니라 진술체야말로 인위적이 아닌 자연스러운 미(美)가 있는 필연적인 가르침의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또한 가르침의 최우선적인 도구인 진술체 역시 명료성과 유창함과 설득력을 구비한 전개가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진술체를 써서 지극히 난해한 의문들을 해결하고 예측 못한 논리 끌어다 해명한다고 하자. 어떤 구석에서 튀어나왔는지
모르지만 우리가 전혀 기대 못한 곳에서 지극히 날카로운 사상들을 이끌어 내어 제시한다고 하자. 반대자의 오류를 확증하고
상대방의 말에 논박의 여지가 없는 것처럼 보이던 것이 허위임을 밝힌다고 하자. 그러면서도 그의 말에 인위적이 아닌
자연스러운 미(美)가 있고 허세가 아니고 오히려 필연적인, 말하자면 내용자체에서 저절로 흘러나오는 결구(結旬)의
운율(韻律)까지 곁들여 있다고 하자. 그러한 경우 과연 이것이 진술체 문장인가 의심할 정도로 깊은 찬탄을 자아내게
마련이다. 그러한 문장을 말하는 연사한테 그토록 자주 또 많은 박수갈채가 터져 나오는 까닭이 무엇이겠는가? 그의 언변으로
진리가 입증되고 옹호받고 불패(不敗)의 진리로 나타났다는 환희 때문이 아니겠는가? 다시 말하거니와 진술체를 쓸 때
그리스도교 교사와 연사는 단지 명료하게만 발언할 것이 아니고 동시에 유창하고도 설득력 있게 들리도록 이론을 개진해야
한다. 2) 완만체(緩娩體) 어거스틴은 가르침의 과정과 함께 그 다음으로 듣는 회중들의 관심을 끌어내는 흥미의 유발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었다.
그는 설교에 있어서의 지루함이란 설교자가 직면한 심각한 문제임을 언제나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한 까닭에 그는 자신의 설교
도중에 회중들이 흥미를 보이지 아니하면 서둘러 설교를 종결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회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설득의 형식으로서 완만체의 활용을 강조하기에 이른다. 하나님과 그 분의 업적을 두고 찬미를 드린다고 하자. 아름답고 찬란한 문장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그것을 자유로이 구사할 능력이 있는 자는, 하나님을 두고 -그 분을 제대로 찬미할 수 있는 자는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 할 수 있는 한 최대의 찬미를 드린다. 그러나 어거스틴은 이러한 중요한 효과를 가져오는 완만체의 사용에 있어서 주의해야 할 충고를 남기고 있다. 그것은 완만체가 요구하는 문학적인 표현, 즉 설교자가 화려한 수식이나 미사여구의 활용 그 자체에 빠질 가능성을 지적한다. 그리고 우아한 문장이나 감미로운 미사여구가 진리의 무게와 깊이를 손상시키는 결과를 경계하고 있다. 여기서 그는 설교자의 진실성이 언제나 뚜렷하게 함축되어 있는 완만체의 활용이 있어야 함을 강조한다. 그 이유는 자칫 이러한 화려한 문학적 표현 등이 진리를 허구화(fictionization) 시키는 위험성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달변을 자랑하는 사람들이라든가 송덕문(頌德文)이나 이와 유사한 언어에 능란한 사람들이라면 듣는 이가 무엇을 배워야
한다거나 무슨 행동을 하도록 움직일 필요성은 없고 청중이 단지 (자신의 달변을) 감상하는 것으로 족하다. 여하튼 완만체의
우아한 문장은 과시용으로 쓰지 말고 현명을 곁들여 쓸 것이며 언변으로 청중을 매료하는 목적만으로 만족하면 안 된다. 우아한
문장을 이용해서 우리가 설득시키려는 그 사람을 선에로 인도하기에 힘써야 한다. 3) 장엄체(莊嚴體) 수사학의 원조 아리스토텔레스는 일찍이"수사학이 설득의 유용한 방편을 찾기 위한 능력이 되게 하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바 있었다. 누구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을 깊이 터득한 어거스틴은 그가 설교의 세계에 들어와서 설득의 의미를 더욱 강화시킨 바 있다. 그는 설교의 최종적인 목표로서 회중들이 설득되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그들로 행동하는 진리를 알게 하는 일이었다. 그는 진리의 실천화라는 결실에 최우선의 관심을 두면서 문체론의 마지막 단계로서 장엄체를 제시하고 있다. 장엄체의 목적으로서 그는 "회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다. 무엇을 해야 할지 아는 일이 문제가 아니고 해야한다고 알고 있던 바를 실제로 행하는 것이 문제이다."라고 설파하고 있다. 결국 가르침을 위한 진술체나 흥미의 유발을 위한 완만체나 모두가 다 진리의 실천이라는 목표를 향한 중간지대로 여겨지고 있다. 이러한 입장은 설득과 실천이라는 단계는 설교의 최종의 목적지가 되어야 하고 이 목적에 달성되지 않으면 진리란 전시품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말하는 바를 실행에 옮기지 않는 한, 말하는 바가 진리임을 설득시키는 것도 헛일이요 말하는 수법이 상대방의 마음에
들게 하는 것도 헛일이다. 그러므로 교회의 연사(설교자)는, 실행에 옮겨야 할 바를 설득시킬 적에는 감화를 주어 가르치고
관심을 끌어 상대를 매료시키는 일만 가지고는 안 된다. (회중을) 설득하여 정복하여야만 한다. 장엄체는 완만체와 크게 거리가 있는 것으로, 심경의 격렬한 감정을 선동하는 그만큼 어휘상의 수식은 많이 첨가하지 않는다. 이 문체는 어조의 강렬한 힘으로 전개해 가며 언사의 미려함은, 우연히 표출되는 경우에도, 사안의 흐름에서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지 수식을 하려는 의도에서 채택되는 것이 아니다. 의식적 노력에서 어휘와 수식이 선별되는 것이 아니고 심경의 극한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는 데 적절한 단어가 뒤따라 나오기만 한다면 그것으로 (이문제의) 목적에는 충분하다. 어거스틴은 끝으로 이 상의 세 문체를 설명하면서 설교자가 어느 한 문체를 선호하거나 활용하는 일이 없도록 각별한
주의를 요하고 있다. 그는 가르침을 위한 부분에서는 명료성을 강조한 진술체를 권하고, 회중들의 관심을 끌어야 할 부분에서는
유창하고 아름다운 수식이 필요한 완만체를 사용하고, 진리에 설득되어 실천에 옮겨야 할 부분에서는 감정을 수반한 장엄체를
활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4. 효과적인 전달론 브룩스(Phillips Brooks)가 1877년 비쳐 기념 설교학 특강에서 "설교란 진리의 커뮤니케이션이다."라는
말을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설교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이 말은 어거스틴이 최초로 관심을 두고
연구하여 발표한 말이다. 그는 현대 설교 이론에서 추구하는 진리의 전달에 있어서 놀랄 정도의 수준에서 전달의 이론을
정립하여 설교학의 원조로서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가 펼친 진리의 전달에 대한 주안점들은 다음과 같이 분류하여
정리할 수 있다. 1) 이해를 위한 대화적 설교의 활용 어거스틴이 몸담았던 수사학의 세계는 화자와 청자의 관계가 일방적이었다. 듣는 사람은 오직 화자로부터 진행된 말을 경청할 뿐이었다. 이러한 수사학적 관습이 설교사역에도 그대로 도입되어 있던 시절에 어거스틴은 진리란 대화적 관계에서 더욱 명료하게 전달될 수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그는 설교를 통하여 전달되어야 할 진리가 설교자에 의하여 모호한 내용으로 선포되거나 애매하게 표현되는 과정들이 진리의 전달에 얼마나 큰 손상을 끼치는가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거기에 더하여 그는 회중들이 갖는 이해의 정도에는 무관심한 체 설교자가 독백적으로 말해 버리는 설교행위가 진리의 전달에 심각한 문제임을 발견하였다. 어거스틴은 보다 더 효과적인 진리의 전달을 위한 노력과 함께 명료한 표현 등이 전달에 수반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오히려 자신의 모든 발언에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요 할 수 있는 대로 언어의 명료성에 입각하도록 할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가 말하는 바가 불완전하고 이해가 늦는 그 원인이 적어도 우리의 말솜씨에는 있지 아니할 것이다. 또 한편 이해를 가져오기 위한 노력으로서 어거스틴은 회중과의 대화를 활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그는 설교자가 파악한 진리가 비록 아무리 알아듣기 힘들다 할지라도, 형식에 구애를 받지 말고 일방적이 아닌 쌍방적인 대화를 통한 이해를 이룩하려는 노력을 주문하고 있다. 우리말이 청중에게 이해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은 한 사람이나 여럿과 나누는 대화에서만 아니고 대중들 가운데서
강연을 행할 때에는 더욱 강조해야만 한다. 대화에서는 각자에게 질문할 여유가 있다. 2) 설교자의 전달이 갖추어야 할 명료성 현대의 커뮤니케이션에서 말 한대로 전달되지 않은 메시지는 메시지가 아니다. 어느 시대나 설교자와 회중이 있는 현장에서 설교자가 깊은 관심을 기울인 것은 자신이 전달한 메시지가 정확히 전달되어 접촉이 되고 수용을 거쳐 이해가 되었는지의 문제이다. 어거스틴 역시 설교자는 회중의 반응을 중요시하면서 그들이 이해를 했는지를 확인해야 함을 일찍이 말한 바 있다. 말을 하는 사람이 가르치고자 할 때에는, 상대가 못 알아듣는 한, 가르치려는 사람에게 할 말을 다 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자기는 알아듣는 것을 말했다고는 하지만, 알아듣지 못한 사람에게는 말을 안 한 것이나 다름없다. 어거스틴에게는 이러한 비전달의 심각성이 설교 전달에 있어서 큰 관심의 대상이었다. 그는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문체론을 비롯하여 다양한 이론을 제시하면서 무엇보다도 이 문제의 해결은 전달에 있어서 명료성에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그는 여기서 우선적으로 "어떻게 하면 이 쪽에서 제시하려는 바를 잘 밝혀 주고 잘 파악케 하느냐"에 관심을 기울이고, 그
다음으로 모호하거나 양의성(兩義性)을 내포한 어휘들을 피할 것이며, 셋째로, 언어의 수준을 회중 모두가 사용하고 이해하는
정도에 맞추는 노력을 부탁하고 있다. 3) 다양한 변화의 개발 어거스틴이 설교자가 메시지의 전달에 있어서 다양한 변화를 개발하고 활용할 것을 밝힌 것은 모두 그가 경험한 바를 정리한 것들이었다. 또한 당시의 성공적인 연설자들을 분석하면서 그들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 표현의 다양성에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었음을 말하면서 설교자들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그들은 훌륭한 생각을 유창한 표현으로, 다시 말해서 주제에 따라 혹은 치밀하게, 혹은 우아하게 혹은 격렬하게 말할 줄 아는 사람들이다. 또한 어거스틴은 설교자가 한 가지 양식으로만 설교를 계속할 때 듣는 회중의 관심을 붙잡아 두기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그러한 까닭에 문체와 전달의 형태가 모두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야 함을 강조한다. 웅변가의 연설에서는 각 문체가 또 개성에 따라 변하며 이것이 듣는 사람들의 감각이 냉담해지거나 해이해지는 것을
막아준다. 이미 고양된 심경을 더욱 고양시키려다가 이미 고취된 그 위치에서 하락되는 일이 없도록 조심할 것이다. 그러나
보다 차분한 어조로 이야기해야 할 자료를 중간에 삽입했다가 장중한 어조로 능숙하게 돌아온다면 이 때 언변의 위력은 마치
파도가 몰아치듯 하는 효과를 내게 된다. VI. 현대 설교학에서 본 어거스틴의 설교 이론 1. 어거스틴이 남긴 설교학적 공헌 교회의 수많은 설교자들이 아무런 이론적인 기틀이 없이 설교를 하던 시절에 어거스틴의 등장은 참으로 소중한 역사적 사건이었다. 수사학도로서 교회 밖에서 배회하던 그의 삶 자체는 훗날 이어지는 설교생애를 위한 값비싼 준비의 기간이었다. 우선적으로 그가 남긴 이 최초의 설교학 이론서는 1500년 후의 세계에서 살고 있는 설교자들을 놀라게 하는 부분들이 많다. 이 부분들은 하나님의 진리를 외치는 설교가 이 땅에 존재하는 한 교과서적인 기능을 가지고 영향을 주는데 손색이 없다. 먼저, 현대의 성서학자들의 눈으로 볼 때 그의 설교에 나타난 성경해석의 수준은 만족할 만한 것이 못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설교에 있어서의 철저한 성경해석의 강조는 가장 돋보이는 부분이다. 둘째는, 현대의 설교사역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설교자의 자질문제이다. 오늘날은'무엇을 말하는가?'의
문제보다'누가 말하는가?'의 문제가 우선적으로 시급하게 다루어져야 할 설교사역 환경이 되었다. 여기에 설교자가 외친
메지시와 자신의 삶에 대한 일치성의 강조는 설교의 불변의 원리로 새겨져야 할 부분이다. 넷째는, 어거스틴이 말한 진술체와 완만체와 장엄체의 활용은 현대의 설교가들이 가장 소홀히 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체론은 하나님의 말씀을 손상시키지 않고 보다 더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는데 필수적인 방편들이다. 다섯째로, 무엇보다도 설교자의 영성을 소중히 생각하는 그의 가르침이다. 기도와 함께 시작하고 기도와 함께 설교를 끝맺도록 하는 그의 가르침은 매마른 영혼의 소유자로 회중 앞에서 설교를 하고 있는 오늘의 설교자들에게 주는 소중한 경종이다. 여섯째로, 설교의 전달론에 그가 펼친 이론은 설교학의 원조로서 남긴 최대의 걸작품이다. 5세기의 수직적 설교환경에서 대화적 설교(Dialogical Preaching)를 비롯한 다양한 변화의 시도 등은 실로 놀라운 설교의 전달론을 펼친 것임에 틀림이 없다. 끝으로, 어거스틴이 본서를 통하여 수사학의 연장선으로 여겼던 설교의 기술을 정리한 점이다. 단순한 인간 메시지의
전달을 위한 속세의 수사학을 새롭게 용해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새로운 도구로 그 형태와 내용을 달리 했다는 점은
대전환의 사건이었다. 2. 아쉬운 부분들 수사학자에서 설교의 거성으로 이름을 떨쳤던 어거스틴이 남긴 설교학적 공헌은 실로 놀라운 기록임에 틀림이 없다. 그가 지금도 21세기의 설교신학의 이론과 교육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 또한 분명하다. 그러나 여기서 하나 유의해야 할 것은 복음의 진리는 시대의 흐름의 영향을 받아 그 진리성이 퇴색될 수 없으나 그 표현과 전달의 방법은 다를 수밖에 없다. 어거스틴의 경우도 예외가 될 수 없다. 그가 전하기를 원하는 진리는 하나님의 말씀이었기에 무엇을 외쳐야 하는 문제에 대하여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그의 설교 자체와 그가 주장한 전달의 이론을 현대의 설교 이론으로 조명해 볼 때 다음과 같은 아쉬운 부분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는, 그가 남긴 설교를 읽어 볼 때 그는 성경에 대한 깊은 애착을 가지고 있었음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막상 설교의 현장에서는 말씀 그 자체를 해석하고 운반하는 것보다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입증해주는 자료로 본문을 사용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뿐만 아니라 그의 짧은 히브리어와 헬라어의 지식은 성경해석에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 때로는 해석의 오류를 남겼는가 하면 비약적인 적용으로 말씀의 본래의 뜻을 상하게 하는 결과를 종종 초래하였음이 설교에서 나타나고 있다. 거기에 더하여 섬세한 설명에 빠져 초점을 벗어난 부분들이 많이 있음을 본다. 둘째로, 어거스틴은 남달리 설교자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특별히 설교자로서 갖추어야 할 항목으로 성경을 통한 진리의 터득을 강조한 점과 말씀을 전할 설교자 자신과 경청해야 할 회중을 위한 "목마른 영혼을 위한 기도"의 강조 등은 매우 소중한 부분이다. 뿐만 아니라 설교자가 메시지에 융화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윤리의 강조 등은 현대 설교학에서 그대로 수용해야 할 부분들이다. 그러나 어거스틴은 그의 설교자론에서 설교자가 최우선적으로 갖추어야 할 소명론에 대한 언급이 미흡하다는 데에서 문제가 제기된다. 설교자가 된다는 것은 부르심에 응답하는 결단이 있어야 하고 그 부르심 때문에 인간적인 조건이 계산될 수 없다는 것이 현대 설교학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그리고 그 소명에 대한 확신이 살아 있을 때 전해야 할 말씀 앞에 옷깃을 여미게 되고 차별화 된 삶을 살게 되며, 나아가 말씀을 전해야 할 긴박성을 언제나 지니게 된다. 셋째로, 어거스틴의 설교이론에서 발견되어진 문제점은 설교의 사역에 필수불가결의 요건인 성령님의 역사가 언급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당시의 신학에 성령님의 역사에 대한 강조가 약했던 신학적인 정황을 고려할 때 이 부분의 빈약성에 대한 이해가 가능하다. 그러나 설교이론에서 성령님의 역할이 빠질 때 그 이론은 설교를 단순한 설교자의 사역으로 한정하게 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설교는 언제 어디서나 성령님의 역동적인 역사 아래서(under dynamic of Holy Spirit)만이 참 설교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 부분의 강조는 시대의 조류나 신학의 변화에 무관하게 진행되어야 할 부분이다. 넷째로, 어거스틴의 설교이론에서는 적용(application)에 대한 가르침이 보이지 아니한다. 진리가 적용될 때 설교가 시작된다는 사실은 현대 설교학에서 강하게 주장하는 부분이다. 실질적으로 진리 자체를 보여주고 해석해 주는 것은 강해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진리를 회중들의 삶에 효율적으로 적용해 줄 때 설교의 결실을 보게 된다. 어거스틴의 설교 이론에 이토록 중요한 적용에 관한 이론이 없다는 것은 매우 아쉬운 부분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이 문제 또한 그 시대에 회중들에게 성경이 없던 시절이었기에 말씀을 읽어주고 가르쳐 주기에 여념이 없던
결과라고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회당에서부터 랍비들이 말씀을 읽고 해석하고 삶의 장에 적용해 주었던 점을 고려한다면,
어거스틴은 역시 적용의 이론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는 결론에 이른다. 그러나 그가 사용했던 성경이 오리겐의 헥사플라 (Origen's Hexapla)나 고대 라틴어 역본이었을 가능성을 생각하면 차원 높은 석의와 메시지의 분류 등은 쉽지 아니한 환경이었음을 다시 짐작하게 된다. 특별히 그가 성경원어를 이해하는데 한계점을 안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 부분의 이해가 가능하리라 본다. 끝으로, 어거스틴의 설교 이론에서 설교자의 파트너이며 메시지를 들어주고 수용해 주어야 할 회중들에 대한 관심이 빈약함을 본다. 메시지를 운반하는 설교자 앞에서 그 메시지를 받아야 할 회중들에 대한 분석이나 시대적 형편의 고찰 등에 언급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즉, 현대 설교학이 말하는 설교의 정황(Preaching Context)에 대한 관심과 가르침을 발견할 수 없다. 그러나 이 문제 또한 어거스틴이 살던 단순했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본다면 쉽게 이해 할 수 있다. 대화적인 설교의
구성보다는 일방적인 메시지의 전달이 주종을 이루었던 그 시대는 설교의 정황과 같은 것은 지극히 부수적인 것으로 여겨질 수
있었다고 본다. 맺는 말 설교이론의 기틀을 최초로 정립하여 교회의 설교 사역을 바르게 세웠던 어거스틴의 설교이론은 진정한 '설교학의 보고(寶庫)'임에 틀림이 없다. 1500년 전에 이러한 이론이 정립되었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며 설교학을 가르치고 배우는 설교학도들에게는 대단한 긍지이다. 문제는 이러한 훌륭한 설교이론을 정립했던 어거스틴이 430년 세상을 떠나자 그가 가르쳤던 설교의 정신과 이론이 빛을 보지 못하고 설교의 암흑기를 맞이했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다시 한번 설교의 신학과 그 이론이 아무리 훌륭하여도 그것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현장화 시키는 후학들이 없을 때 그러한 보고는 사장될 수밖에 없다는 교훈을 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교훈은 말씀으로 다듬어진 오늘의 개혁교회가 그 말씀을 선포하고 해석하고 회중들의 삶에 적용시키려는 열의가 살아있을 때 미래를 보장받게 된다는 점을 알려주고 있다. 끝으로, 어거스틴이 남긴 최초의 설교학 텍스트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방법론(how)에 치중한 인상을 받게되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어거스틴은 하나님의 말씀을 앞에 놓고 그 말씀의 깊은 뜻을 헤아리기 위하여 남다른 정성과 고뇌의 길을 걸었다. 그는 자신의 모자란 성경 원어의 실력 때문에 말씀의 깊은 뜻을 마음껏 해쳐보지 못할 때 그가 몸부림쳤던 모습은 많은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주여, 나 누구에게 이 사실을 물어야 하오리까? 주님 아닌 누구에게 내 무지를 고백하여야 더 도움이 되오리까? 당신의 성경을 몹시 파고드는 내 열성을 미타히 여기신 적이 있었나이까? 주소서, 내 사랑하는 그것을, 사랑도 당신이 주신 것이오니 주소서, 아버지여, 당신 자식들에게 짐짓 좋은 것을 주실 줄 아시는 아버지여, 주소서, 알기로 작정했사오나 열어 보이시기까진 고생만 내 앞에 있나이다. 어거스틴은 분명히 설교학의 원조(元祖)로서 위대한 설교의 이론을 정립하여 오늘 우리의 손에 남겨 주었다. 특별히 그가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하면서 그 말씀 속에서 진리를 추구하고 그 진리를 효율적으로 운반(運搬)하려 했던 열정은 오늘의 설교학도들이 추구해야 할 귀감이다. 거기에 더하여 그의 남다른 신학적 사고와 지식은 오늘도 우리 앞에 혜성으로 칭송되고 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그는 외쳐야 할 말씀 앞에서는 언제나 겸허한 자세와 심정을 갖추고 있었다. 그의 이러한 모습은 오늘의 설교자들에게 깊은 의미의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아! 나는 무엇을 모르는 지도 모르는가 봅니다. 주여, 당신 앞에 거짓을 말씀드리지 않사오니 아뢰는 그대로의 이 마음이니이다. 하나님 내 주시여, 당신이야말로 내 등불을 켜 주시리다. 내 어둠을 비춰주시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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